[감상문]잡종. 그들은 누구인가

소개글

왜 ‘잡종’은 그 몸하나 온전히 설 자리가 없는 것일까?

잡종. 그들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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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나는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을 좋아한다. 마치 청량음료를 마시듯 시원 시원한 것이 가네시로 가즈키의 매력이다. 그런 그의 소설에는 재일교포가 자주 등장한다. ‘더 좀비스’ 시리즈에는 재일교포 박순신이, 「GO」에는 재일교포 3세 스기하라가 등장한다. 유독 가네시로 가즈키의 작품에 재일교포가 자주 등장하는 것은 작가 스스로가 ‘무국적자’라고 말하는 재일교포이기 때문이다. 이런 작가의 소설에 등장하는 재일교포들은 하나같이 강하다. 스기하라는 그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내가 강해지지 않는 다면 난 당하고 살아야 한다. 재일교포라는 이유만으로 당하지 않기 위해선 스스로 강해질 수 밖에 없다”고 말이다. 재일교포. 한국과 일본이 섞인 ‘잡종’이다. 이들은 왜 ‘잡종’으로 불리며 천대 받아야 하는 것일까? 왜 ‘잡종’은 그 몸하나 온전히 설 자리가 없는 것일까?
‘잡종’들은 사회적으로 천대 받고 있다. (물론 분야에 따라 다르지만, 우대 받는 잡종은 흔히 ‘잡종’으로 불리지 않는다.) 하지만 확실한건 20세기 후반에 접어들면서 ‘잡종’들이 주목 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건 아마도 이분법적 사고가 유해짐에 따라 나온 결과가 아닐까 싶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까지도 남성과 여성, 백인과 유색인, 자유주의와 마르크스주의라는 식의 흑 아니면 백이라는 위험하지만 편리한 이분법적 사고가 넘쳐 난다.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에는 항상 위계질서가 따른다. 여성보다 남성이, 유색인보다 백인이 더 우월하다고 여겨져 왔다. 이러한 위계질서가 뚜렷했던 당시에는 ‘잡종’이 설 자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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