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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es Joyce 의 애러비 번역본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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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등록일
2007.05.30
최종 저작일
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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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번역본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애러비
노스 리치먼드 가(街)는 막다른 골목이어서, 가톨릭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파해 나오는 시간 외에는 고요한 거리였다. 그 막다른 골목 끝에 2층의 빈집 한 채가 정방형 빈터에 있는 그 이웃들로부터 떨어진 채 서 있었다. 이 거리의 다른 집들은 그 안에서 사는 점잖은 사람들의 위신을 의식해서 그러는 것처럼 침착한 갈색 얼굴로 서로 마주보고 있었다.
우리 집에 전에 세들었던 사람은 신부였는데, 그는 뒤 응접실에서 세상을 떠났다. 오랫동안 닫혀 있어 곰팡이 냄새가 방마다 배어 있고, 부엌 뒤에 있는 다락방에는 헌 휴지가 사방에 흩어져 있었다. 그 중에서 나는 표지가 종이로 된 몇 권의 책을 찾아냈는데, 그 책장들은 돌돌 말려 있었고, 또 습기가 차 있었다. 월터 스콧의『승원장』『경건한 성찬 배수자』『비도크의 회상록』따위였다. 나는 이 중에서 마지막 책을 제일 좋아했는데, 그 까닭은 책장이 노랗기 때문이었다. 집 뒤의 손질을 하지 않은 정원에는 그 한복판에 사과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고, 그 밖에 덤불숲이 여기저기 몇 군데 흩어져 있었다. 그 중의 어떤 덤불숲 밑에서 나는 먼저 살던 신부가 쓰던 녹슨 자전거 펌프를 찾아냈다. 그는 매우 자선심이 강한 신부여서, 유서에다 그의 전재산은 공공단체에다 주고, 집에서 쓰던 가구는 자기 누이동생에게 준다는 사연을 써놓았다.
겨울 해가 짧아져, 우리가 저녁을 다 먹기도 전에 어둑어둑해졌다. 우리가 거리에서 만났을 때에는 벌써 집들은 어둠에 잠긴 후였다. 머리 위의 하늘은 쉴새없이 변해 가는 보랏빛이고, 그 하늘을 향해 가로등들은 희미한 불을 켜들고 있었다. 대기는 살을 에일 듯이 찼지만, 우리들은 몸이 활활 달아오를 때까지 뛰어놀았다. 우리들이 떠들어대는 목소리는 조용한 거리에서 메아리쳤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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