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바벨
- 최초 등록일
- 2007.02.26
- 최종 저작일
- 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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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영화 <바벨> 감상문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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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성경에 따르면 과거 인간은 하나의 언어를 사용했다고 한다. 대홍수 이후 인간은 신의 재앙으로부터 달아나기 위해 신의 영역인 하늘에 맞닿는 거대한 바벨탑을 쌓기 시작한다. 신은 인간에게 물로 재앙을 내리지 않겠다는 무지개를 약속했으나 인간은 이를 믿지 못하고 거대한 탑을 쌓는다. 이에 분노한 신은 인간에게 재앙을 내린다. 그 재앙은 바로 소통의 불협화음. 언어의 분리였다. 탑을 건축하던 이들은 의사소통이 단절되고 결국 바벨탑은 붕괴된다. 지금 세계가 하나의 언어로 소통하지 못하고 각각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바로 그 바벨의 오만함 덕분이다.
물론 이는 성경말씀이다. 하지만 만약 세계가 하나의 언어를 쓴다면 과연 인류의 역사는 어떠했을까라는 논점하에서 이 성경말씀은 큰 의미를 지닌다. 인간의 갈등이 발생하는 지점은 의사소통의 단절에서 출발한다. 지난 수세기부터 근래까지 인간은 수많은 폭력과 갈등의 사례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 갈등은 어디서 출발하여 어디로 나아가는가. 어쩌면 그것은 마치 인종과 국적에 따라 달라지는 언어처럼 소통되지 않는 사고와 이념의 혼선때문일지도 모른다.
모로코의 한 외딴집. 한 남자는 이웃으로부터 라이플 한정을 사들인다. 라이플을 산 이유는 염소떼를 공격하는 자칼을 잡기 위해서이고 그는 염소떼를 관리하는 어린 두 아들에게 총자루를 쥐어준다. 하지만 그 단순한 계기가 전혀 생각할 수 없는 방향으로 걷잡을 수 없게 번져나갈 줄은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
`아모레스 페로스`와 `21그램`을 통해 확인된 것처럼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나리투 감독은 무관계의 개개인을 교묘하게 하나의 관계로 엮어가는 이야기꾼이다. 이 영화는 하나의 사건이 점차 동심원을 넓혀가는 나비효과와도 같다. 작고 사소한 사건이 마치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과정을 지켜보는 과정은 실로 놀랍다. 이는 단순히 플롯의 탁월함에 대한 감탄만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범세계적 현실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사실 대한민국이 타민족의 갈등을 실제로 체험할 기회는 많지 않다. 해외에 머물렀거나 특별한 일을 하는 이가 아니라면 대한민국 사회에서 인종간의 갈등이란 허가받지 않은 체험과도 같은 셈이다. 그런 우리에게 이런 류의 인종갈등이 쉽게 다가오지 않는 간접체험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와 크게 무관한 이야기도 아니다. 지난 LA흑인 폭동 당시 우리 교민들이 받았던 피해는 결코 인종적 문제를 배제할 수 없는 사례이기도 했으니까. 우리도 어디서든 유색인종이라는 차별을 받아도 이상할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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