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론]박완서-엄마의 말뚝3

소개글

소설론 시간에 발표한 과제입니다.
<엄마의 말뚝> 연작의 기존 논의에 대한 소개와 함께 <엄마의 말뚝 3>의 작품론을 실었습니다.

목차

1 머리말

2 기존 연구 검토

3 내용 연구
1) `어머니의 묘자리를 어디에 쓸 것인가`의 문제
2) `말뚝`의 의미

4 맺음말

본문내용

1. ‘어머니의 묘자리를 어디에 쓸 것인가’의 문제
7년간의 투병 끝에 어머니의 병세는 호전되었으나 자신의 상태로는 다시 ‘잇집에 갈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을 아신 어머니는 크게 절망한다. 잇집네는 오빠의 무덤이고, 어머니의 상처인 그 바다에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어머니의 재당질녀의 집이다. 어머니는 스스로 자제하면서도 적어도 1년에 두세 번은 그곳을 찾아 ‘그 바다와 그 바다 건너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것으로 자신의 원한을 새기고, 홀로 외로운 거역의 몸짓을 계속한다. 딸을 비롯한 가족들은 그럴 때마다 ‘뜨악한 눈’으로 바라보면서 ‘어머니는 지치지도 않고 그짓을 낙처럼 취미처럼 계속해왔다. 우리는 이제 어머니의 그런 청승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넌더리가 났다. 헤어나고 싶었다.’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머니는 그 바다에서 오빠와 같은 방식으로 장례를 치러달라고 부탁한다. 고통을 공유한 세대로서의 동질감으로 어머니의 고통을 이해하고 함께할 수 있는 것은 딸인 나뿐이다. 그래서 딸은 어머니의 마지막 소망을 수행하고 싶지만, 조카는 ‘아버지 땐 그 방법밖에 없었으니까 차라리 비통하기라도 했겠죠. 지금 그 짓 해봤댔자 쇼 부리는 것밖에 안 된다구요. 저도 남들이 하는 대로 보통 장례를 치르고 싶단 말예요. 저도 사회적 지위도 있고 체면도 있는 사람이란 말예요. 상주도 저구요.’라며 반대한다. 나는 ‘속으로는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개운하고 상쾌’해하며 조카의 반대에 쉽게 꺾이고, 마지못해 응하고 만다. 이는 역사의 상처를 되새기는 관념화된 비장미 대신 현실적인 효율성이라는 일상의 논리에 승복하는 태도라 할 수 있다. ‘조카는 한풀이에 동참하기를 거부했고 나는 졌다. 내가 져준 건 과연 잘한 것일까’라는 작중화자의 반문은 결국 불합리한 역사의 상처에 대한 기억보다는 일상적 합리를 선택한 세대에 대해 전(前) 세대가 느끼는 무력감의 표현이다. 조카나 자식 세대는 ‘저런 늙은이 다 죽어야 통일이 된다’는 모진 말도 현실적으로 쉽게 할 수 있는 ‘현대인들’이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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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괜찮다 괜찮아 - 작가 박완서를 찾아서」, 『실천문학』1996년 가을호, 실천문학사,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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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경,『박완서의 <엄마의 말뚝>을 읽는다』, 열림원,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