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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언문]장삼이사 (최명익) 독후감으로 쓴 선언문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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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등록일
2006.12.03
최종 저작일
20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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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최명익의 장삼이사를 읽고 쓴 독후감 형식 중의 선언문 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장삼이사, 그 화자인 ‘나’에 대해 이 선언문을 쓰고자 한다. 당신은 어느 기차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찰하며 이 글을 썼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은 그 기차의 승객으로서 그 안에 있는 한 중년신사와 여인을 중심으로 그들과 그들을 둘러싸고 있던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며 있었다. 기차 안에서 중년신사는 도망친 여인을 다시 잡아서 가는 길이였고, 중년신사가 중간에 내리고 그의 아들이 대신 기차에 올라 여인을 때리고, 그 여인이 울면서 화장실에 갔다가 웃으면서 나온다. 이 간단하면서 짧았던 상황에서 나는 충분히 지적할 수 있는 당신의 적절치 못한 태도와 행동에 대해 비판하고자 한다.

당신은 너무 소외되어 있고 허무주의에 빠져 있다. 그러고 보니 먼저 당신은 기차안 사람들 속에서 철저히 분리되어 있었는데, 그러한 소외감은 당신이 만들어 낸 것이다. 일제강점기, 지금의 시대적 배경을 보면, 당신은 당대의 지식인의 대표상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이 암울한 식민지 시대, 그리고 속물적 근성이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보이는 그 기차 안 사람들 속에서 당신은 절망에 사로잡혀 있으며, 지식인으로서 허무주의에 빠져 있는 것 같다. 기차 안의 사람들, 이름도 모르는 장삼이사, 즉 3등 열차를 탄 그들은 포주인 신사를 화젯거리로 삼아 흉을 보다가도 막상 그가 돌아오면 다들 입을 다물어 버린다. 이 대목에서 바로 기차 안 사람들의 속물근성을 정확하게 볼 수 있다. 이 얘기에는 당신도 포함되는 것이다. 왜 사람들은 강자 앞에서는 약하고, 약한 자 앞에서는 강한 생존 방식에 익숙해져 버린 것이다. 돌아온 신사는 사교적인 웃음과 말솜씨로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그리하여 기차 안에서는 어설픈 술판이 벌어지지만 당신은 그들과 함께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중년신사가 자신의 사업(색시장사)이 돈벌이로는 그만이지만 이 장사도 힘들어서 못하겠다고 하소연하고, 속물적 호기심으로 가득 찬 주위사람들은 그의 말에 동조하며 약자인 천한 여자에 대한 정신적 가해, 언어폭력이 난무하는 데도 그런 모습에 당신은 전혀 동조하지 않는다. 사실 당신도 그들에게 동조해서 그녀를 비하하고 함께 욕하라는 것이 아니다. 잘못된 말을 하고, 잘못된 행동을 하는 그 기차 속의 사람들을 오히려 말리고 설득해서 그녀의 입장을 대변해 주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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