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균 사진전- “예술가의 초상”을 다녀와서
- 최초 등록일
- 2006.11.03
- 최종 저작일
- 20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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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임영균 사진전- “예술가의 초상”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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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눈길을 끌었던 작품들을 꼽으라면, 먼저 이문열씨를 찍은 사진을 들 수 있겠는데, 지하철역 내에서 찍은 두 점의 사진이 참 인상 깊었다. 움직이는 사람들 가운데 이문열씨가 옆으로 살짝 돌아보고 있는 사진은 흐름 속에 정지 된 모습으로 우뚝 선 예술가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 했고, 같은 날 찍은 듯한 다른 사진은 지하철역 의자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앉아있는 사진인데, 사람 좋은 이웃집 아저씨 같은 평범한 모습이 사뭇 대조적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그 풍속도니 기록이니 하는 이야기 때문에 미학보다는 사실의 기록에만 치중하는 사진인 줄 알았는데, 한 점 한 점 살펴볼수록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최분자,1986,뉴저지”를 보면서 첫눈에 인물을 찾지 못했는데, 뒷배경인 그림 속 한 부분으로 느껴졌기 때문 인 것 같다. 그 밖에도 “이선옥,1983,뉴저지”는 선무용을 하는 모습을 포착한 것이었는데, 흑백사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불길이 타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 밖에도 “변종곤,1982,뉴욕”등 몇 점은 뒷모습만을 나타낸 것이었는데,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것 역시 그만의 미학의 표현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3층에는 자화상 시리즈도 몇 점 소개되고 있었는데, 상점의 쇼윈도나 벽에 비친 자신의 형체를 찍은 이 사진들에서 많은 것을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그가 스스로 고백했던, 부모님으로 물려받은 유교적 불교적 정서는 불상 진열대에 비친 모습과 한자로 된 어떤 비석 앞에 비친 자신의 그림자를 찍은 사진으로 형상화 되는 듯 했다. 그러나 어쨌든 사진의 기록적인 면을 상당히 중요시 하는 게 사실인 것 같은데, 그의 데뷔작이라 할 수 있을 백남준씨-작가와의 대화 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할 만큼 특별하게 생각하는-의 사진과, 사진예술로의 길을 열 수 있도록 힘을 준 조병화 시인의 사진은, 임영균씨 개인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음에 틀림이 없다. 조병화 시인의 사진 옆 설명에 조 시인이 자신에게 해 주었던 말-“나도 첫 번째 시집을 낼 때는 어려웠지만, 시작하고 보니깐 눈덩이가 불어나듯 하더라”-은 잘은몰라도 그 사진을 볼 때마다 생각이 날 테니 당연하겠지.
두 시간 가량 진행 된 작가와의 대화 시간은 예상과는 달리 정말 재미있었는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사진작가라면 있을 법도 한 자만심 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촬영도 중요하지만 그 사람들의 작품을 이해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예술가들을 만나기 전 그들의 작품과 경력에 대해 철저히 공부하고 감상한다는 말씀, 그러면서도 그 예술가들에 대해 칭찬하는 것을 아끼지 않으시며 그들을 만나는 것이 작업하고 공부하는 데 정신적인 힘이 되는 자양분을 섭취한 것이라는 말씀을 통해 의도 하지 않은 겸손한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진을 찍을 때 개인적인 느낌도 물론 필요하지만, 사진을 찍히는 상대방과의 교감이 중요하다면서, 자연스러운 연출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는 그 말씀을 들었을 때, 비로소 이 분은 진정한 프로가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자신과 자신의 작품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만한 작가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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