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아내의 상자 - 은희경
- 최초 등록일
- 2006.10.09
- 최종 저작일
- 2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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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아내의 상자 - 은희경` 감상문
목차
없음
본문내용
폐쇄적인 닫힘의 표상인 `상자`가 주는 뉘앙스는 암울하기도 하고, 어찌보면 그 속에서 나만의 세계속에 있는 것도 같아 편안하기도 했다. 상자에는 아내의 지난 시간이, 그녀를 스쳐간 상처가, 자질구레한 물건만이 아닌 아내의 일상생각과 흔적을 느끼는 조각이 있었다.
지극히 평범한 남편과 아내이지만, 예전 수돗물 소리의 환청을 일으키며 입시 강박증 증세를 앓았던 적이 있는 아내다. 가정에 충실한 아내가 엮어내는 삶 속에 신도시의 획일적인 한 모습, 평온한 껍질 속의 황량한 표정들, 무미건조하다 못해 삭막하고 무언가 잃어버린 것 같은 상실감, 외로움 등등, 자신도 모르게 안으로 안으로만 숨어들려는 현대인의 심리와 갈등이 아내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했다.
결혼 5년이 된 이들 부부의 생활은 자기들의 판단과 외견상으로 남들이 볼 때도 `평온한 나날` 이란 표현대로 전혀 문제가 없을 만큼 안정된 날들의 연속이었다. 단, 첫아이를 삼개월만에 유산한 후 더 이상 임신이 되지 않아 한동안 유명한 불임클리닉의 신세를 진 것 외에는 말이다. 남편은 변화와 삭막하지 않은 생활을 기대하면서 신도시로 이사를 한다. 여기서 새로 이사 온 이웃집 여자를 알게 되면서 가정밖에 모르는 아내는 가정을 벗어나 외출이 잦아지고, 급기야는 일탈을 감행하게 된다. 한번도 늦게 온 적이 없는 아내의 일탈 현장을 우연찮게 목격하게 된 남편은 그 동안 자기의 사랑에 대한 배신행위로 간주하며 요양소 같은 곳으로 가두어 버린다. 그리고 그들의 흔적이 묻은 그곳을 떠나기로 마음을 먹고 마지막으로 아내의 방에 들어가 본다.
방 한쪽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아내의 상자와 그 속에 자잘한 아내의 때묻은 비품들, 그리고 나날이 소모되어 가고 있던 노란 연필을 보면서 이제껏 자기가 알고 있던 아내의 일상을 회고 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는 독백처럼 아내의 배신에 분노하며 혼자 결론을 내린다.
이 작품은 남편의 판단과 생각만을 끊임없이 기술한다. 아울러 남편과 아내란 고리를 벗어나 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소수의 개인이 다수의 무리들로부터 배척당하고 나중에는 사회에서 격리되는 현실을 짧게나마 보여주고 있다.
참고 자료
<<아내의 상자>>, 은희경, 문학사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