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새의 선물
- 최초 등록일
- 2006.09.09
- 최종 저작일
- 20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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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은희경, <새의 선물> 감상문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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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나는 세상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이라는 존재에 대해 그 존재 가치를 부여하며 함께 나가야 할 동반자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존재하듯이 내가 이상적이라 여기고 있던 여성관은 정작 나 자신의 삶 속에 녹아들지 못했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보면 소위 남근이라 대표되는 남성중심적 사회에서 여성은 남근이 제거된 결핍된 존재라고 여겨왔던 것 같다. 즉 남근이 제거된 여성은 그것을 획득하기 위해 남성에 의존해야만 새로운 주체로 탄생될 수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나도 모르게 남성중심의 이데올로기에 감염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따라서 은희경의 『새의 선물』은 내 속에 감추어진 남성중심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적나라하게 폭로한 작품이었다.
소설은 기본적으로 “나는 삶이 내게 별반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에 열두 살에 성장을 멈췄다.”라고 당당히 말하는 진희(나)의 시선으로 읽어낸 세상 이야기이다. 진희는 “열두 살 이후 성장할 필요가 없었다.”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그녀의 평범하지 않은 가족사에 대한 냉소에서 기인한다. 진희의 어머니는 광기를 이기지 못하고 목을 매 자살을 한다. 그리고 진희의 아버지는 재혼하여 살다가 진희가 열세 살 되던 해 그녀를 계모 밑으로 데려가기 위해 찾아온다. 광기에 휩싸여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어머니와 자신을 버리고 새살림을 차린 아버지를 두었기에, 자신이 아닌 타의에 의한 상처와 슬픔을 겪었기에 스스로 세상에 대해 ‘회의’와 ‘무관심’이 아닌 ‘냉소’라는 방어기제를 펼친 것이다.
또래 아이들과 같이 당연히 누려야 할 것을 박탈당하고 만 열두 살 진희의 이러한 냉소는 자신에게 상처를 가한 세상에 거리를 두는 한편 그 세상에 감추어진 위선을 응시하는 역할을 한다. 진희의 눈에 포착된 삶의 위선과 이면은 그 어느 누구도 감히 침범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되는(또한 고귀하다고 여기는) 사랑, 결혼이었다. 어린 진희가 경험과 관찰을 통해 내린 사랑은 ‘배신에 의해 완성되는 것이 바로 사랑’, ‘환상이 깨지는 과정이 바로 사랑이 완결되어 가는 과정’으로 귀결된다. 우리가 선험적으로 느끼고 있는 사랑은 ‘영원하고 유일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 가치’이지만 사랑은 남성에 의존해야만 구할 수 있는 것이라는 인식을 거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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