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도쿄 기담집
- 최초 등록일
- 2006.08.08
- 최종 저작일
- 2006.08
- 4페이지/ MS 워드
- 가격 1,000원
소개글
도쿄 기담집
무라카미 하루키. 임홍빈 역. 문학사상사 2006.04.03
목차
1. 하루키식 묘사
2. 에듀테인먼트
3. 개인적 감상
본문내용
이 책은 기담이라는 타이틀로 본격적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인다. 하루키는 현대인의 감성을 잘 드러내는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 같은 연애소설을 쓰기도 한다(섹스를 판다고 비판을 받는다). 하지만 하루키 소설이란 게 원래가 기이하다. 말하는 양이 등장하는 초기작(양을 둘러싼 모험)을 보면 알 수 있다. 없는 일각수를 찾아 다니는 원더랜드 이야기(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는 어떤가. 이 책은 기담이라고 하지만 하루키 독자에게는 낯설지 않다. 이름을 훔쳐 가는 원숭이는 양 이야기와 흡사하다. 동물이 사람보다 현명하다는 것, 동물과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 정상으로 취급 받는 것이 그렇다. 이 단편집은 하루키 특유의 분위를 풍긴다. 현대성, 코스모폴리탄, 말이 안 되는 아포리즘 등도 포함해서 말이다.
하루키의 초기작과 유사한 ‘시나가와 원숭이’는 그나마 스토리가 생생하게 살아있다. 나머지는 묘사 위주다. 묘사의 사실성을 보여주는 장치는 이런 거다. <다이 하드 (Die hard) 투에 그가 단역으로 나온 것을 사치는 보았다> 사실이라는 착각을 준다. 소설은 거짓이다. 혹 하루키를 만나더라도 사치라는 사람이 진짜 있는 사람이냐고 물어보지 말라는 뜻이다.
사실성을 보여주는 것은 브랜드를 그대로 표기하는 데서도 보인다. 메릴린치, 살로만 브라더스 (136쪽의 솔로몬은 아니라 살로만일 것이다) 그대로 나온다. 일종의 PPL(Product placement)인데 소설 속에 등장한 브랜드를 담보로 광고료를 요구해도 될 만하다. 영화만 그렇게 해야 한다는 법은 없지 않은가? 하루키 소설의 주인공은 카드를 쓸 때도 ‘아메리카 익스프레스’라는 브랜드를 붙이고 지갑을 손에 들 때도 ‘루이 뷔통’이라는 사실을 적시한다. 빵 가게를 가더라도 ‘데니스’라고 밝혀두고 신발도 ‘나이키’가 인지 ‘아식스’인지 알려준다. ‘미스터 도넛’의 빵 이름 ‘올드 패션드, 풀 몬스, 버니 휩’ 등은 어떤가. 여자가 타고 있는 ‘푸조’가 오토매틱 이라는 것, 그녀가 마시는 술이 ‘보르도 와인’임도 밝힌다. 이런 것이 하루키식 묘사다.
참고 자료
도쿄 기담집
무라카미 하루키. 임홍빈 역. 문학사상사 2006.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