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황석영의 손님을 읽고
- 최초 등록일
- 2006.08.08
- 최종 저작일
- 2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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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황석영의 장편소설 <손님>을 읽고 쓴 독서감상문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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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한 사람이나 한 국가에는 결코 기억하고 싶지 않은, 끝내 숨기고 싶은 일이 있는 법이다. 사람이나 국가는 그 아픈 생채기를 망각이라는 베일로 덮어 놓고, 그 누구도 그것을 파헤치지 못하도록 한다. 어찌 보면 이것은 올바른 행동 같다. 들춰보아야 결국은 가슴만 아프고 창피하기만 한 일을 굳이 널리 알릴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세상에는 그렇지 않다고 보는 사람들도 많다. 그 아픔을 모두가 알아야 하는 이유는, 다시는 그런 불행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사실 역사나 문학은 이 자리에 서 있다. 정치나 현실은 그 아픔을 가리지만, 역사나 문학은 그 생채기를 만천하에 드러낸다. 그런 만큼 역사나 문학은 힘들고 아픈 자리에 놓여 있다. 황석영의 장편소설 <손님>은 우리 민족이 결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아픈 과거를 충격적으로 드러낸 작품이다.
<손님>은 한국전쟁 기간에 황해도 신천에서 벌어진 양민학살사건을 다루고 있다.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악행이 저질러진 사건인데, 남북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우리에게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사건이다. 북한에서는 이 사건을 전쟁 기간에 미군이 저지른 대표적인 학살사건으로 선전하고 있다. 문제는 그 누구도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이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쪽은 침묵으로 이 사건을 역사의 뒤안길에 숨겨 놓았고, 다른 한쪽은 증오의 극대화를 꾀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의 진실은 무엇인가. 지은이는 놀랍게도 이 사건이 미군의 저지른 만행이 아니라 이념을 달리하는 동족간에 벌어진 살육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황해도 신천에서 양민학살사건이 벌어졌을 때 미군은 아직 그 지역으로 진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민군은 평양수호를 위해 급하게 퇴각하고, 아직 미군과 국방군이 북상하지 않은 정치적 공백상태에서 사건이 일어났다. 이런 점에서 <손님>은 남한의 망각과 북한의 왜곡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는 문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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