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정약용과 그의 형제들을 읽고
- 최초 등록일
- 2006.08.05
- 최종 저작일
- 2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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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을 읽고 쓴 독서감상문 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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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다산의 정치적 불운은 그의 인척관계를 알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사신인 아버지를 따라 베이징에 가서 영세를 받고 조선에 천주교 서적을 들여온 이승훈은 다산의 매형이었다. 조선에 자생적인 천주교 조직을 만들었고 이승훈을 정도했던 이벽은 맏형 정약현의 처남이었다. 정약용과 약종 형제가 천주교에 대해 알게 된 것도 이벽 때문이었다. 1784년 큰형 약현의 부인 경주 이씨의 기제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뱃길에서 이벽에게 “천지가 창조되는 시원이나, 신체와 영혼 또는 삶과 죽음의 이치에 관하여” 들었다. 다산은 자찬묘지명에 대과준비에 바빠 더 이상 서학에 신경을 쓸 수 없다고 했으나, 정약전 묘지명에서는 “서울로 돌아오자 이벽을 따라가 <천주실의>와 <칠극> 등 몇 권의 책을 보고 비로소 기뻐하며 마음이 기울어졌다”고 회고했다. 다산이 노론한테 끊임없이 천주교 신도로 몰린 원인이다.
다산과 천주교의 관계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 유명한 <백서>를 쓴 황사영은 정약현의 딸 명련의 남편이었으니 다산에게는 조카사위가 된다. 그리고 부모의 신주를 불태운 지산사건을 일으킨 윤지충은 외종 육촌이다. 더욱이 끝내 배교하지 않고 순교의 길을 걸은 정약종은 다산의 막내형이었다. 정조가 죽은 다음 벌어졌던 노론이 벌인 대대적인 마녀사냥에서 다산이 살아남은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
나는 기실 이 책을 평전으로 알고 읽기 시작했는데, 책장을 넘길수록 표지에 “역사서”라 명토 박은 이유를 알만했다. 다산이라는 한 인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단 그의 형제들과 친척들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리고 천주교 유입과 당쟁의 역사를 꿰뚫고 있어야 한다. 다산을 다루는 책에서 사도세자가 제법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그의 죽음이 당쟁과 관련이 있어서다. 영, 정조 시대라는 큰 역사적 문맥을 알지 못하고서는 다산의 삶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니, 이 책은 당연히 평전이 아니라 역사서가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지은이의 전작, 그러니까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사도세자의 고백><당쟁으로 보는 조선역사> 등과 연계해 읽어 볼 필요가 있다. 지은이의 관점을 한마디로 줄이면,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노론의 집요한 야욕이 다산의 불운을 낳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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