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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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4세대 영화 `변검`에 대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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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검은 슬픈 영화다. 결말이 비극적이지는 않지만 영화를 본 후의 느낌이 슬픈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것은 격하게 요동치는 격정이 아니라 고요하면서도 애잔한 마음 깊숙한 곳에 스며드는 그런 슬픔이었다. 마지막 장면에 왕 노인과 구와가 같이 배를 모는 장면 역시 어딘가 애달픈 느낌을 주었다.
영화가 만드는 마지막 이야기가 비극적이어야만 ‘슬픈 영화`인 것은 아니다. 영화든 소설이든 결말이 꼭 그 작품의 성격을 규정하지는 않는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두 주인공이 모두 죽지만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에 들어가지 않는다. 희곡이 전체적인 분위기가 슬프기보다는 사랑스럽고 아름답기 때문이다.
변검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슬프다. 이 영화가 배경인 사천 지역은 비가 자주 오고 날씨가 흐린 듯싶다. 우울한 암회색이 화면을 지배하고 있다. 영화 내에서 등장인물들과 배경이 확연히 구분되지 않는다. 빛바랜 산수화에 나온 사람이 그렇듯 구와든 왕 노인이든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구와의 빨간 옷은 우중충한 날씨 때문인지 밝고 화사한 느낌을 주지 못했다. 안개가 낀 적막한 강을 배로 지나가는 장면이 영화의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한다.
햇살이 밝게 비치는 장면은 초반부 왕 노인의 등을 구와가 긁어줬을 때와 마지막에 ‘변검’을 구와가 전수받았을 때뿐이다. 나머지 장면은 대부분 밤이거나 아니면 흐린 오후의 안개 낀 모습이다.
‘변검’에서 보여주려고 하는 것들은 밝은 하루하루가 아니다. 가난과 전쟁, 사회문제가 영화의 테마로 한가운데에 등장하지는 않지만 장면마다 조금씩 드러나고 있으며, 남녀차별과 같은 문제는 조금 더 직설적으로 표현된다. 이런 것들을 통해 그 당시 중국의 힘겨운 사회와 삶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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