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 최초 등록일
- 2006.05.22
- 최종 저작일
- 20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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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을 읽고 나서 쓴 독후감 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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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구보 씨의 하루. 너무나도 일상적이고 특별할 것 하나 없는 이야기였다. 특정한 사건이나 인물들 간의 갈등은 전혀 없고, 그저 할 일 없는 가난한 소설가의 행적만을 따라가는 그저 그런 일상일 뿐이었다. 처음엔 이런 식으로 이 소설을 가볍게 여기고 무턱대고 책장을 넘겼으나, 페이지를 거듭 넘길수록 구보의 내면의 독백에 눈길이 갔다. 일제 식민지 시대를 살아가는 지식인의 마음의 소리. 동경에서까지 공부를 했던 그가 조국 조선에서 느끼는 고독감과 옛 연인과의 추억, 그리고 그녀에 대한 죄책감. 소설의 끝부분을 맞이해가는 동안 구보는 하루를 단지 아침에 집을 나와 새벽에 귀가하는 그런 여정 속에만 머물지 않고, 벗의 누이를 짝사랑하던 소년시절부터 시작하는 장대한 시간의 의식 세계 속에서 살아감을 알 수 있었다.
글로 씌어진 이야기라서 나에게 익숙하지 않았던 것일 뿐, 나 역시 항상 지금 살고 있는 세계 외에도 나의 속 한 켠 에 나만의 의식 공간을 만들어두고 그 안에 머무는 시간들이 많음을 알고 있다. 내가 살아오면서 눈으로 본 모든 장면들, 혹은 그 중의 일부만이더라도, 나는 그 생각들을 수도 없이 많이, 자주 회상하면서 현실을 살아간다. 이러한 생각은 이 소설을 이해하고 구보를 따라다니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와 닿았던 부분은 무엇보다도 구보의 외로움이다. 목적 없이 집을 나와 이 곳 저 곳을 배회하는 ‘갈 곳을 갖지 않은 사람.’ 그는 한 틈도 쉴 새 없이 ‘벗’을 찾는다. 그에게 있어 벗을 만나는 것은 유일한 삶의 낙이다. 책의 결말에도 나오듯이, 구보는 벗과 함께 하면서 삶의 위안을 얻고 돌아오는 길에 내일에 희망을 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는 우리 현대인의 모습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획일적이고 반복적인 일상. 모두가 ‘대중’ 이라는 이름 하에서 엉킨 채 살고 있지만, 모두들 그 속에서 소외감을 느끼며 자신을 털어놓을 존재들을 찾는다. 대개는 구보처럼 벗과 함께 하기를 원하고 또 그렇게 벗과 함께 하려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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