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관 없는 신체 원본 없는 복제 호모 루덴스 애너그램
- 최초 등록일
- 2006.05.16
- 최종 저작일
- 20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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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사 례 : 기관 없는 신체+원본 없는 복제
개념 : ‘기관 없는 신체’
개념 : ‘원본 없는 복제’
사례 : 호모 루덴스(Homo Ludens)
개념 : ‘호모 루덴스(Homo Ludens)’
사례 : 애너그램(Anagram)
개념 : ‘애너그램(Anagram)’
본문내용
사 례 : 기관 없는 신체+원본 없는 복제
몇 주 전 교회 후배의 대학원 졸업 연주회에 참석했었다. 파이프오르간 연주회였는데, 오르간이라는 악기가 존재한다는 것만 어렴풋이 알고 있었기에, 연주회 참석 전부터 관심 갖고 있던 후배라 잘 보이고 싶기도 하고, 약간 두렵기도 해서 초청장에 나와 있는 작품을 인터넷을 통해 다운받아 귀에 익혀두려고 노력했다. 또한 포털 사이트를 이용해 작품에 대한 해석과 비평(오르간 연주에 대한 극찬이 대부분)을 훑어보았다. 하지만 내 청각이 느끼는 파이프오르간 연주는 도대체가 이것도 음악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에 대한 해석을 옆에 두고, 몇 번이고 다시 들어보았지만, 역시나 따분하기 그지없었다. 1시간이 약간 넘는 음악들은 내가 느끼기에는 초등학교 시절 늙으신 남자 선생님께서 연주하시던 풍금소리와 별반 다름을 느끼지 못했다. 쉽게 말해 대학원에서 대체 이런 걸. 왜 전공으로 하는지 이해가 안 갔다.
하지만, 연주회 당일 직접 파이프오르간 연주를 불과 몇 발자국 뒤에서 들으면서 단순히 컴퓨터 앞에 앉아서 mp3로 듣던 소리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감동을 느끼게 되었다. 흔히 닭살 돋는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할 거 같다. 나의 귀를 통해 음악이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소리의 풍부함이 내 피부를 타고 들어오는 듯 했다. 나의 감각은 고도로 민감해지고, 그로써 합리적인 내 몸 아래 웅크린 원초적인 무언가가 되살아나는 듯 했다. 공감각이었다. 더욱이 하나님께 올려 드리는 찬양곡이라 그런지 나는 오르간을 통해 살아계신 하나님을 내 촉각을 통해 완벽히 느끼고 있었다. 단순히 귀로 받아들이고 인식하고 재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내가 흘러나오는 선율위에서 윈드서핑 하는 듯 했다. 정말 그랬다. 즉, 여기서 나는 정해져있는 기관만을 통해서 사물을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그 틀 밖에서 들어오는 감각을 느낀 것이다. 물론 내가 지금 클래식음악을 좋아하거나, 이 사건으로 인해 앞으로 클래식 애호가가 되지는 않겠지만, 확실한건 괜찮았다는 것이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