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유랑가족
- 최초 등록일
- 2006.02.20
- 최종 저작일
- 20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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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유랑가족
공선옥 지음. 실천문학사 2005.03.31
서평입니다.
목차
1. 소설의 내러티브
2. 고향 : 버려야 할 곳
3. 바다라는 희망
4. 시대의 고민
본문내용
1. 소설의 내러티브
유랑하는 자의 삶은 언제나 출발이다. 유랑은 요즘 유행하는 노마드(nomad)가 아니다. 징기즈칸처럼 성을 쌓지 않고 적극적으로 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소설의 유랑은 도피다. 같이 살아야 할 가족이 같이 살 수 없는 것은 가난 때문이다. 돈 때문이다. 소설은 그런 가난의 흔적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전반적으로 묘사보다는 서사 중심이지만 충분히 생생한 느낌을 준다. 낮은 데로 향하는 저자의 시각 덕분이다. 연작소설이라 치밀한 내러티브가 필요하고 많은 등장인물이 등장하지만 이야기에 몰입이 가능한 것은 저자의 이야기 만드는 능력이다. 이런 소설은 영화나 드라마 만들기에 좋다. 소설이라는 장르의 생존을 위하여 영화로 못 만드는 소설을 쓴다는 밀란 쿤데라가 보기에는 안타까운 시도이겠지만 메시지 전달을 위해서 좋은 방법이다. 얼핏 문장력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사실주의의 장점이다. 저자는 별 다른 과장없이 삶의 비극을 이야기한다. 내러티브가 살아있다는 것은 소설적 구성이 좋다는 이야기다. 이야기는 잘 짜여졌다. 쓸데없는 레토릭을 삭제하고 은유나 비유같은 문장력 과시도 없으니 스피드있게 잘 읽힌다. 그러나 마음에는 길게 남는다.
2. 고향 : 버려야 할 곳
유랑자들이 고향과 가족을 떠나야 하는 이유에 대하여 알아보자. 앞에서 말했듯이 그 주된 이유는 돈이다. 이들은 돈을 벌러 고향을 떠난다. 돈은 고향과 가족을 떠나는 일종의 원심력 작용을 한다. 그들에게 고향의 의미는 무엇일까? 경수의 말을 들어보자. “여긴요. 죽음의 땅이에요. 왜냐면 나라에서 돌봐주지 않잖아요 킬링 필드라고 아시죠. 바로 그거라구요. 죽지 못해 사니까 죽은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여긴 맨날 그런 사람들만 산다구요. (67쪽)
식당에서 일하는 이름 모를 중국아줌마의 말은 어떠한가. “자고로 똥파리도 똥 있는데 꼬여들 듯이 사람은 밥 있는데로 꼬여드는 것이 인지상정 아니겠습니까. 한 번 고향 떠난 사람들 다시는 고향에 안 가는 이치와 같은 겁네다. 돈 없는 고향 왜 갑네까. 가면 앞날이 보이지 않는 고향은 고저 심정안에 고향일 뿐입네다. 피죽을 먹어도 돈 있는 땅에서 먹는 게 좋습네다. 먹고 살기 어려워 돈 찾아 고향 떠난 사람은 절대 고향 안가요.” (86쪽) 그들은 돌아갈 고향이 없다. 그들은 오로지 돈을 쫓다 유랑할 뿐이다.
참고 자료
유랑가족
공선옥 지음. 실천문학사 2005.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