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소설]재떨이에 맞아 죽은 남자
- 최초 등록일
- 2006.01.19
- 최종 저작일
- 2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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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문예창작학과를 다니는 학생입니다. 아직 습작으로 쓴 소설이지만 나름대로 밤샘을 하며 쓴 소설입니다.
약간 부족한 점도 있지만 그게 습작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받으시고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왜 남편을 죽인 거죠?"
형사는 의혹에 찬 눈길로 나를 바라보았다. 얼굴 표정에는 노골적인 짜증이 잔뜩 묻어 있었다.
"모르겠어요."
"아니, 정말 이럴 거요? 지금 그 대답을 몇 번째 하는 줄 알아요? 모르다니 그게 말이 되는 거요? 왜 남편을 죽였냐는 말이에요?"
나는 멍한 시선으로 형사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형사는 내 얼굴을 노려보다가 한숨을 내쉬더니 고개를 돌렸다. 그를 따라 시선을 돌리는데 책상 위에 놓은 크리스탈 재떨이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남편을 내리친 재떨이가 반짝였다. 순간 남편을 내리쳤을 때의 그 묵직한 감촉이 손 안 가득 되살아났다.
내 손에는 여전히 묵직한 재떨이가 들려 있었다. 나는 무심한 눈길로 꼼짝 않고 책상 위에 엎어져 있는 남편의 모습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남편의 머리에서 새어 나오는 붉은 피가 키보드와 책상을 흥건하게 적시며 바닥으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맑고 선명한 붉은색이 소름끼치도록 아름다웠다.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분명 현실이 아니었다. 사물이 된 듯 꼼짝 않고 시간이 소리 없이 물결치며 흐르는 것을 보고 있었다. 주변의 모든 것이 소리 없이 움직이고 있는데 남편만이 바위처럼 꼼짝 않고 멈추어 있었다.
도대체 그가 내 남편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두 눈을 부릅뜬 채 표정 없는 얼굴이 새삼 몸서리쳐지도록 낯설었다. 세상에 정말 저 얼굴이 내 남편이었다니, 그처럼 가깝게 지냈던 사람이었다니 믿어지지 않았다. 저런 남자일 줄 알았다면 그와 결혼 같은 것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남편의 기이한 생활 습성을 눈치 챈 것은 결혼하고 채 석 달도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남편은 한 번 서재에 들어가면 며칠이고 나올 생각을 않고 무엇을 하는지 일에 빠져 있었다. 식사 때가 되어서 문을 두드려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은 아닐까 싶어 다급하게 문을 두드려댔더니, 한참 만에 문이 열리며 남편은 무슨 일이냐는 듯 나를 빤히 쳐다보고 서 있기도 했다. 그 얼굴 표정이 너무나 낯설어서 가슴이 서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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