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역사]우리 안의 파시즘

소개글

임지현, 『우리 안의 파시즘; 임지현, 「일상적 파시즘의 코드 읽기」』, 2000, 삼인, pp.23-45 를 읽고 쓴 서평.

책을 인용하고, 각주로 표시하는 등의 형식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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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파시즘(fascism)이란 이탈리아어인 파쇼(fascio)에서 나온 말이다. `파쇼`란 말은 본디 `묶음`이라는 뜻이고 확대된 의미에서 `결속ㆍ단결`로 쓰였다. 그러나 1919년 이탈리아 무솔리니가 파시스타(Fascista)당을 조직하면서 파시즘은 무솔리니의 정치주의를 지칭하게 되었다. 파시스타당은 사회주의 반대, 의회 정치와 정당 정치 반대, 강력한 국가주의를 부르짖었고, 이후 파시즘은 독일의 나치즘, 일본의 군국주의처럼 국수주의적이고 권위주의적·반공적인 전체주의를 의미하게 되었다. 그러나 대중사회이론에서는 현대사회의 모든 강권적·독재적·비민주적 성격을 띠는 정치운동이나 이념을 파시즘이라고 정의한다.
『우리 안의 파시즘』에서는 파시즘이 정치운동이나 이념만이 아니라 그런 것들에 의해 형성된 합의적 집단 심성까지도 포함한다고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우리 안의 파시즘이라는 것은 권력에 의해 의도적으로 강제된 규율이 규율 받는 사람에게 강제 받는지도 모르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것이 교육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가정에서는 부모를 공경해야 한다는 ‘효’의 가정교육을 받고, 학교에서는 ‘효’와 더불어 ‘충’의 덕목을 착실하게 배워 익힌 이들이 성인으로서의 정치의식을 갖게 되었을 때, 체제에 반대하고 변혁을 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시 파시즘에 대해 차분히 살펴보자. 저자는 파시즘을 두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하나는 폭력에 의존하여 신체를 강제하는 등의 저개발된 권력으로서의 군부 파시즘으로 이것은 덜 위험하고 폐해도 가시적이다. 문제는 사람들을 자발적으로 굴종하게 만들어 일상생활의 미세한 국면에까지 지배권을 행사하는 보이지 않는 규율, 교묘하게 정신과 일상을 조작하는 고도화되고 숨겨진 권력 장치로서의 파시즘이다. 저자는 그것을 ‘일상적 파시즘’이라고 명명하였다. 일상적 파시즘은 사람들이 체제의 배후에서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 전통이라는 이름의 문화적 타성들, 설명하기 힘든 본능과 충동들 속에 천연덕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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