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론]김약국의 딸들-여배우들의, 여배우들만의 화려한 영화

소개글

박경리 원작, 유현목 감독의 문예영화 <김약국의 딸들>영화평론입니다.

목차

# 1. 유현목 감독
# 2. 인물 열전
# 3. 2005, <新김약국의 딸들>

본문내용

이 영화를 아직 보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그래서 앞으로 볼 예정이라면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최소한 40인치 이상의 와이드 대형 화면으로 보기를 권한다. 아무 생각 없이 TV 채널을 돌리다가 EBS <TV 문학관>에서 이 영화를 방송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해도 말이다.
학교 세미나실에 있는 대형 프로젝트용 스크린을 통해 이 영화를 다시 본 것은 나에게 학교 측에 감사의 마음까지 갖게 해주는 정도의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 영화는 화면의 웅장한 미학과 함께 당대 최고 스타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종합선물세트’ 같은 재미를 안겨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원작 박경리, 감독 유현목, 그리고 신성일, 엄앵란, 최지희, 박노식, 황정순, 허장강―그 이름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감상할만한 가치가 있다.

# 1. 유현목 감독
<김약국의 딸들>을 보다보면, 대형 와이드 스크린을 압도할 정도의 화면 전체를 꽉 채우는 영상과 구도, 그리고 스케일에 실로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된다. 60년도에 만들어진 이 작품이 보여주는 영상 미학은 팬앤스캔 방식에 맞추려는 듯 한 벌벌 떠는 구도의 영화를 만들어내는 현대의 영화감독들에게 ‘화면은 바로 이렇게 채우는 것이다’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 유현목 감독 그 자신의 말처럼 영화의 미술에 엄청난 공을 들였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감독의 미적 재능 때문이라고 보여 지는데, 유현목 감독의 저서《영화인생》를 보면 그런 그의 예술적 기질을 느낄 수 있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고, 직접 모형 전기모터나 트렌지스터 라디오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어린 기술공으로서, 자기만의 작은 공작소까지 갖고 있을 정도였다. 그런 미술가적 자질 뿐만이 아니라 음악가로서의 재능과 소설가로서의 소질도 갖추고 있었고, 한때 육체의 선율에 빠져 무용가를 꿈꾸기도 했다. 그런 그가 자라서 영화감독이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영화는 미술, 음악, 무용, 문학, 건축, 연극과 같은 자매예술들의 집합체, 그들의 유기적 관계에 의한 종합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그런 영화는 그의 다재다능함과 예술적 욕구를 모두 충족시켜주는 유일한 장르였을 것이다. 유현목 감독은 영화감독의 정의를 스스로 ‘산과 들, 바다와 도시를 누비며 스크린 위에 자연과 인생, 사회와 역사를, 그리고 우주를 채색하며 창조하는 장본인’ 이라고 내리고 있다. 스크린을 캔버스로 생각한다는 그의 작품관에 서양화가인 부인이 미친 영향 또한 매우 지대했을 것이다.

참고 자료

유현목, 《영화인생》, 혜화당, 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