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답사기] 남한산성을 다녀오다.
- 최초 등록일
- 2005.07.31
- 최종 저작일
- 20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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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망월사 경내에 들어가는 길에는 돌산 안에 세워진 격식의 사찰답게 주변이 온통 돌로 되어 있었다. 돌계단을 오르며 구도자 같은 마음으로 사뭇 진지하게 올라섰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고 높은 탑 주변을 줄을 지어 합장하고 반복해서 원을 그리며 도는 의식 같은 것이 행해졌다. 나의 동행인도 그들과 합류해서 몇 바퀴를 돌다가 나에게 오라는 손짓을 했지만 나는 차마 그쪽으로 발길이 떨어지지가 않아 한 쪽에 앉아 바라만 보았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고즈넉하게 앉아 ‘딸랑딸랑’ 소리 나는 쪽을 올려다보니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풍경이 내는 종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오며 아득해졌다.
이 곳이 아닌 저곳에 있는 듯한 내 멍함을 깨운 건 선배의 내려가자는 재촉이었다. 우리는 고픈 배를 움켜쥐고 망월사를 뒤로 하고 서둘러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은 꽤 가파른 길이어서 올라올 때 보다 더 위험하고 힘들었다. 그래도 끝을 알기에, 우리가 지금 어느 지점에 있으며 얼만큼 더 가야 하는지 모를 때보다 알고 있다는 것이 위안이 되었다.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우리가 끝을 안다면 그 가는 과정의 시간이 헛되지 않게 소중하게 쓰여질지도 모른다는 생각, 마음먹기에 달린 거니까, 생각을 조금만 달리 해도 엄청난 태도의 변화가 있을 텐데.. 모르는 것보다는 알고 가는 것이 뭐든 순조롭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줄지어 늘어서 있는 식당가로 내려와 늦은 점심으로 비빕밥과 감자전을 먹으면서 음식점이 너무 많아서 역사적 유적지의 의미를 퇴색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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