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기] 서대문 형무소를 다녀와서
- 최초 등록일
- 2005.06.09
- 최종 저작일
- 2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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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서대문형무소를 다녀와서, 과거 일제의 만행에 대해서만 소개되어 있고 정작 가장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았던 근 현대사의 상처들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는 실태에 분노하여 쓴 답사기입니다. 다른 여타의 서대문형무소 답사기들과는 많이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음으로, 많은 분들께 좋은 참고 되시리라 믿습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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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서대문형무소를 볼 때 마다 늘 가장 먼저 떠올랐던 이야기는 예전에 들은 어느 우스갯소리였다. 무학대사가 도읍지를 정하러 다닐 때 이곳이 금계포란(金鷄抱卵)형의 명당이라 탐을 냈지만, 3천명의 홀아비가 탄식할 곳이라 다른 곳으로 정했다는 이야기이다. 사실인지는 알 수 없으나 과연 3천명 홀아비의 피냄새가, 이곳에서 진동하고 있었다. 아아, 그 비린내.
푸르른 공원의 녹지 한 가운데에 흉물스럽게 솟아있는 형무소의 흉벽은, 이곳이 과연 수많은 의인들의 선지피를 먹고 자라난 장소라는 것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었다. 거무튀튀한 저 얼룩들은 누구의 핏자국일까. 어쩌면 이 땅위에서 벌어진 도살행위들에 흐느껴 울부짖었던 하늘의 흔적일지 모르겠다.
아아. 난 불편했다. 정말이지 이 형무소가 불편하기 그지없어 한시라도 빨리 탈출하고 싶었다. 그것은 피냄새 때문도, 아름답고도 무심한 날씨 탓도 아니다. 바로 이러한 사적지마저도 정권의 유지에 악용하려는 기득권의 악랄한 모럴리티 덕분이었다. 여기 어느 한 구석 조차, 일본에 대한 증오심이 자리하지 않은 곳이 없다. 국민들을 상대로 일본 제국주의의 만행을 고발하려는 의지, 아니 그 당위성만큼은 충분히 알만하다. 하지만 서대문 형무소의 진정한 악랄함이 해방 이후, 대한민국 정권에 의해 자행되어왔다는 역사적 사실은 이 구조물 어디에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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