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분석적 읽기] 님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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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님과의 생이별을 내용으로 담은 <님의 침묵>에서 화자가 겪는 아픔이 얼마나 고통스러운것인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화자는 그 고통을 단순한 고통이나 절망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희망의 원천으로 되살려 놓는다. 실로 이별을 주제로 한 많은 시들 중에서 <님의 침묵>이 가작의 하나가 될 수 있었던 것, 그리고 이 시의 화자가 위대한 실존으로 정립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절망이 희망이 되고 이별이 만남이 되는 역설에 있다. 1절은 님과의 이별을 언급한 부분이다. 여기서 시인은 그 이별이 님과 화자의 화의에서가 아니라 님의 일방적 떠남에서 오는 것임을 고백한다 즉 이시의 이별은 님이 또 남으로부터 촉발 되는것이다. 님이 떠나갔다는 말을 두 번씩이나 반복한 이 시의 첫 행이 이를 강조한다. 사랑이 식어서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화자를 아끼면서도 무엇인가 보다 큰 뜻을 위하여 화자를 홀로 남겨두고 떠나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별의 상황은 님이 떠나는 길을 아름답고 고결한 것으로 묘사한 이 시의 제2행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에서 뒷받침 된다. 자연을 통해서 시인이 제시하고자 했던 어떤 절대 세계를 표상한 상징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산은 자연의 변화 특히 사계절의 반복적 순환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윤회전생의 의미를 단풍나무는 가을의 화려하게 물든 잎들이 곧 조락으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생의 무상성이라는 의미를 함축한다 따라서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해 난 길이라는 이 시의 제 2행은 윤회 전생을 벗어나 무상에 이른 경지를 가리키는 말이 아닐까 한다.

참고 자료

한국현대시 분석적 읽기
한용운 님의 침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