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토마스 만의 토니오 크뢰거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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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소설을 흥미롭게 해주는 건 주인공이 왜 사랑에 거듭 실패할 수밖에 없었냐하는 작품 안에서의 의문이다. 주인공은 분명 자신과 다른 인물들 사이의 경계선을 두고 있었다. 예술가의 집단과 보통 사람들의 집단이 바로 그것이다. 주인공은 자신을 다른 세계들과 섞이도록 평범하게 내버려두지 않으려 한다. 이런 현상은 결론적으로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한스 한젠과 잉에로부터 결코 사랑을 받을 수 없는 이유인 언어소통의 불화로써 나타나게 된다. 자신의 감정적 고통이나 고민들을 그리고 바램을 보통 언어로 표현해야지 만이 상대방과 소통이 가능할 텐데 주인공의 복잡한 갈등은 늘 마음속으로만 불타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주인공의 이런 점들이 처음엔 꽤 어리석어 보였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토니오 크뢰거는 결코 능동적이거나 활달한 인물이 아니다. 이런 그의 성격은 어쩌면 이 작품의 작가인 토마스 만의 문학적 지위를 한층 올려주는 거라고도 볼 수 있다. 그만큼 인간의 내면적 심리와 그 계층을 작가로 하여금 밀도 있게 표현할 수 있도록 밑바탕이 되는 스케치를 해주는 셈인 것이다. 토마스 만은 여기에 하나하나 놓침 없이 주인공의 예술적 인식과 사랑에 대한 상념들을 편안하게 펼쳐나간다. 사실 글을 편안하게 펼쳐나갈 수 있는 것만큼 작가로서의 큰 축복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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