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우리들이 일그러진 영웅
- 최초 등록일
- 2005.04.24
- 최종 저작일
- 20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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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이 글을 읽다보면 가슴이 답답함을 느낀다. 독재적인 급성장에 억눌려, 귀중한 물건을 상납하거나 물까지 떠다 바쳐야 했던 반, 혹은 70년대의 사회상까지 확대, 반영시켜 자유가 없던 당시의 암울한 시대상에 대해 분개한 것일 수도 있었겠지만, 내가 답답해하는 이유는 한병태라는 한 인간의 신념, 혹은 이상을 가진 가치관을 저 밑바닥으로 끌어내리고, 먼 곳에 있던 추한 것을 절대적인 진리로 인정하게 만들어 버린 힘, 그의 일생에 걸쳐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모르게 한, 알더라도 그에 대해 믿을 수 없게 만들어 버린 힘 때문이다.
가장 큰 충격은 아무래도 한병태가 사회에 나가 깨끗이 부정했어야 할 석대를 다시금 의식의 표면에 떠올린 일이다. 병태의 이야기는 한 시골 마을의 덩치 큰 급장의 횡포 아래서 도움을 받기는 했으나 그를 극복해 낼 수 있었던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일 뿐이다.
그러나 그럴 뿐이어야 했을 뿐, 병태의 굴절된 의식이 꿰뚫는 이 사회의 진리는 Y국민학교의 5학년을 지배하던 그 힘이었다. 적어도 난 그것이 옳다고는 생각지 않았기에 그의 삐뚤어진 의식의 방향이 (그것을 굴절시켜 놓았다는 것만 해도 충격이었지만) 사회의 본질을 잘못짚었다 생각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다. 하지만 10년 가까이 생활의 진창에 짓이겨진 병태가 한발 물러서 바라본 이 세상은, 절망스럽게도 그 힘이 지배하고 있었다. 모래위의 궁궐 같았던 대기업은 번창하기만 하고, 병태처럼 미래를 내다보고 그곳을 떠나야 했지만 그렇지 않은 동료들은 '성공'을 이루었다. 부동산 투기에 손을 댄 동창은 떵떵거리며 살고, 자신보다 능력이 떨어지던 친구는 교수라는 자리에 앉아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병태의 10년동안 진창이 된 생활이 5학년 시절의 절반이 넘던 외로운 싸움과 다르다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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