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미술학] 조선 후기 미술
- 최초 등록일
- 2004.12.09
- 최종 저작일
- 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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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풍속화'하면 우리는 관성적으로 18세기를 떠올린다. 당대 화단의 주인공은 귀가 따갑도록 들어온 단원(檀園) 김홍도. 혜원(蕙園) 신윤복. 긍재(兢齋) 김득신. 이들이 활약한 시기를 '풍속화의 절정기'라고 하는데는 별다른 이론이 없다. 주역이 빛날수록 그 그늘도 넓게 마련. 이 세 거두(巨頭)가 보여준 발군의 기량은 통사적 관점에서 '18세기=풍속화의 시대'로 못박아버리는, 우려할 만한 반작용을 낳기도 했다. 한국사 전반에 투영된 풍속화의 흐름을 보다 폭넓게 볼 수 있는 시야를 막았다는 이야기다.
이 책의 가장 큰 가치는 이런 협소한 시각을 교정하면서 관심 영역을 한국사 전반으로 넓혔다는 데 있다. 이런 폭넓은 안목과 탄탄한 이론적 바탕 위에서 풍속화의 연원(淵源)과 역사적 성격을 잘 짚었다. 풍속화는 당시 사회의 생활모습을 그린다는 점에서 리얼리티가 그 생명이다. 리얼리티는 현실성, 기록성이 뒷받침될 때 제대로 살아난다. 예를 들어 신윤복의 그림 '화류놀이(年少踏靑)'는 양반들의 농염한 사랑놀이 등 조선시대 유희(遊戱)와 복식(服飾)문화 등을 잘 담아냈다. 이 그림을 명작으로 꼽는 것은 바로 이같은 현실성과 기록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러한 풍속화의 속성을 기초로 방대한 역사를 재구성했다. 그러자면 어떤 구분이 필요하다. 저자는 한국 풍속화의 전반을 네개(신앙·정치·통속·생활)로 유형화하고, 그 유형별 성격을 살폈다. 언뜻 기계적 나눔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렇다고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선사시대 경남 울주의 바위그림(岩刻畵)을 비롯, 고구려·신라·발해의 고분벽화, 조선시대의 감로도(甘露圖) 등은 신앙의 풍속화로 묶었다. 삼강행실도는 정치성 있는 풍속화로, 김홍도 등의 그림은 통속의 풍속화로, 서양화풍이 엿보이는 조선말 김준근의 '단오추천' 등은 생활의 풍속화로 분류했다. 풍속화는 역사, 민족, 복식 등 선조들의 삶을 연구하는 귀중한 자료이다. 이 책은 방대한 우리 나라 풍속화의 역사를 신앙, 정치, 통속 및 생활의 세 유형으로 나눠 그 변모의 양상을 밝히고 있다. 특히 김홍도 신윤복 김득신으로 대표되는 18세기 풍속화는 이전의 신앙이나 정치적인 풍속화와는 다른 근대성을 띈다는 저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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