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 왕여인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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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여인의 죽음』이라는 책의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는 소설책으로 생각했었다. 이런 내 생각은 빗나갔다. 『왕 여인의 죽음』은 역사서 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얼마간의 소설적인 내용들은 책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 책은 17세기 중국 동북지역의 산둥성 탄청현의 가난하고 힘없는 일반 백성들의 삶을 담담하게 내 비춰주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만주족과 반역자 리쯔청에 의해 멸망한 명왕조는 결국은 명나라 내부의 균열을 적절히 이용하고 힘을 키워왔던 만주족의 청에게 넘어가고 만다. 『왕 여인의 죽음』의 탄청현 사람들이 살았던 17세기는 왕조 교체기로 혼란스러운 시대였지만, 그들에게 있어서 만주족의 군이나 정부군이 도적떼와 다를 바가 없었을 정도로 왕조의 교체보다는 자신들의 생계가 더 급했다. 또, 질병과 메뚜기떼, 1668년의 지진은 탄청현 사람들을 기아에 시달리게 했다. “가족이 전부 죽는 것보다 한 사람이라도 살아남기 위해 (아들이) 아버지를, (동생이)형을, (아내가) 남편을 막고 자신의 생명을 연장하는 편이 더 낫다.”는 말까지 나돌 정도였다. 탄청현은 매우 말단 행정지역 있었던 것으로 보이다. 이 책은 교육받은 신사층이 편찬을 담당했으며, 현의 지리적 위치와 지형, 도시와 성곽, 지방관서. 사묘. 토지와 세제. 지방의 명사와 임직한 관료 열전 등이 수록되어 있는 『탄청현지』와 문인 관료인 황류훙이 편찬한 지현이라는 직책에 관한 지침서이자 개인의 회고록인 『복혜전서』, 마지막으로 수필가이자 단편소설 작각이며 극작가인 푸쑹링의 작품인 『요재지이』의 내용으로 엮여진 책이다. 마지막 푸쑹링의 작품인 『요재지이』가 왕 여인의 죽음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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