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
- 최초 등록일
- 2004.10.27
- 최종 저작일
- 20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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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문예창작학과 출신으로 소정의 고료를 받고 일하는 문학인입니다. 문학적으로 손색없는 작품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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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장기적인 인내를 요구하는 업무에 시달릴 때마다 데스크에 쌓여가는 종이컵이나 담배꽁초를 보며 짜디짠 내음에 사로잡히곤 한다. 넒은 바다에 떠있는 여러 척의 어선 중 고심하여 고른 조각배로 이곳까지 왔건만 그 때 내가 고르지 않아 남겨진 어선들이 어쩌면 더 나았을지 모른다는 생각, 혹은 내가 담겨져야 했던 배가 어딘가에 호올로 떠다니지 않을까 막연히 솟는 당혹감, 조급해 지는 마음, 상념들은 사회 초년생이었던 시절로 다시금 나를 데려가곤 하는 것이다.
목적지가 눈에 보이지 않는데도 항해의 시작에 있어 젓는 노질이 더욱 당찬 것은 언제금 뱃머리를 돌려도 된다는 안도감에서일테다. 마찬가지로 사회에 발을 내딛을 때의 치열함이, 팽팽했던 끈이, 시간이 흐를수록 느슨해져가는 듯한 상실감 혹은 억울함 같은 것, 그리고 그것은 제대로 발견되기도 전에, 자기 터전을 닦기도 전에 이미 탕진되어 버렸다는 억울함이나 피로감 같은 것이다.
서진규. 그녀의 자서전은 그야말로 자서 적이다. 「세상에서 가장 나쁜 것은 희망 없이 사는 것」(본문 中)이라고 감히 ‘희망’을 부르짖지만 그 ‘희망’의 주체는 없다. 50여년의 인생을 불과 열흘 만에 자서전에 담았다는 그녀의 증언 때문인지 워낙에 날림 공사인 자서는 이틀 만에 찍어진 영화 마냥 부실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그녀의 힘은 그녀의 글이 아닌 그녀 자체에 있기에 그녀를 덮지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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