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쉰의 고향을 읽고

등록일 2003.10.26 한글 (hwp) | 1페이지 | 가격 500원

목차

없음

본문내용

절망이 절망이기에 긍정적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은 역설이지만 그것이 그것을 극복하는 자에게 수여하는 잠재적 힘이 있기 때문이다. 예부터 이러한 좌절의 극복과 그것의 발전적 의지로의 승화는 긍정적으로 평가되어왔고, 그래서 오히려 극한상태를 만들어서 그것을 극복해내는 힘을 더 큰 목표를 이루는 힘으로 승화시키는 일이 있어 왔다. 유치환은 ‘생명의 서’에서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를 구하지 못하고 내 또한 삶의 애증을 다 짐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사막으로 나는 가자’ 고 말한다. 사막은 뜨겁고 생명이 없는 고통스러운 극한계이지만 오히려 내가 그런 고통, 좌절의 상황을 만듦으로써 안이한 일상으로부터 한층 발전된 자아로 나아갈 수 있다.
루쉰은 그의 소설 ‘고향’에서 이렇게 말한다. ‘희망이라는 것은 원래 있는 것이라 할 수도 없거니와 없는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실상 땅 위에 본래부터 길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니는 사람이 많아지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절망을 이겨내는 희망은, 본래부터 어디에 숨겨져 있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묵묵히 다져진 좌절감위에 비로소 싹틀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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