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서정인의 강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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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에는 세 사람이 등장한다. 김씨, 이씨, 박씨. 이들은 모두 이름이 없고 잠바를 입은 사람, 고깔모자의 사나이, 외투 속에 웅크리고 있는 사람으로 불려진다. 익명성을 가진 인물들의 이야기는 쉽게 독자, 바로 나 그리고 우리와 대응된다. 그래서 나는 그들을 우리로 우리를 그들로 생각하게 된다. 우리와 같은 세 사람의 직업은 각각 늙은 대학생, 세무서 직원 그리고 국민학교 선생님이다. 세무서 직원과 국민학교 선생님은 꼭 콤비를 이룬 만담꾼처럼 말을 주고받는다. 그런 중에 한 여자가 게스트처럼 출연하기도 한다. 그녀는 인천에 집이 있지만 ‘군하리’에서 어머니와 언니와 함께 사는 불분명한 여자다. 이들 셋-이씨, 박씨, 여자-은 한 무대 위에 연기자들처럼도 보인다. 그래서 김씨는 자연스럽게 관객이 되기도 한다. 관객인 김씨는 무대 위에 사람들에게 의사를 전달하기 힘들 것이다. 세 남자의 목적은 혼사 치르는 누군가를 축하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그 일은 열성을 가지고 할만한 일로 보이지는 않고, 의례적인 절차로 보일 뿐이다. 비약하자면 살아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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