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헤스, 틀뢴, 우크바르, 오르비스 테르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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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뢴, 우크바르, 오르비스 테르티우스」를 거듭 정독하며 살펴보던 나는 너무나 놀란 나머지 약간의 현기증을 느꼈지만, 그 느김이 어떤 것이었는지 상세히 설명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왜냐하면 이 과제는 나의 감정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난해한 보르헤스의 단편에 관한 객관적인 형식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아니다. 객관적인 이야기라구? 내가 이 단편에 대해 어떤 객관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한 페이지를 넘기면 이전 페이지가 기억나질 않고, 다시 한 페이지를 넘기면 이전 페이지들이 기억나질 않는다. 끝까지 읽고 나니 단편의 전부가 이해가질 않았으니 이러한 혼란을 독자(나같이 어설픈)에게 주려고 했던 것이 보르헤스의 목적이었다면 훌륭한 성공을 거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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