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수필분석
- 최초 등록일
- 2014.09.29
- 최종 저작일
- 20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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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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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좋은 수필을 논하기 위해서는 문장에 대한 언급이 빠질 수 없다. 수필은 비교적 짧은 산문이기 때문에 문장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치 소설과 같은 느낌을 주면서도 수필가 개인이 갖고 있는 혹은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나가는 것이 바로 수필이다. 2013년 신춘문예 당선 수필을 읽어보며 좋은 수필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각 수필이 갖고 있는 고유의 특성과 문장을 중심으로 몇 개의 당선작을 살펴보고자 한다.
윙-, 윙-, 윙-, 삐---. 한줄 소리가 바늘처럼 뇌리를 뚫고 지나간다. 누군가가 라디오 주파수를 돌려대며 이 밤을 지새울 작정인가 보다. 쉽게 사라지지 않는 소리를 피해 더 깊은 곳으로 몸을 옮긴다.
첫 문장부터 청각적인 이미지가 눈을 사로잡는다. 이 수필의 제목은 「이명耳鳴」으로 작가 개인이 직접 겪었던 증상을 글로 서술한 것이다. 소리가 귀 안을 가득 메우는 과정을 작가는 감각적인 문장을 사용해 우리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바늘처럼 뇌리를 뚫고 지나간다.’는 표현은 다소 익숙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바로 뒤에 이어지는 ‘라디오 주파수를 돌려대는 누군가’를 상상해내면서 작가는 신선한 표현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렇게 감각적인 비유를 통해 우리는 작가가 느끼는 것을 그대로 전달받을 수 있다.
숲이다. 생명이 움트기 위해 잠시 웅크리고 있는 시간은 사방을 분간할 수 없을 만큼 어둡다. 고요하다. 먼지하나 일어나지 않는 숲의 적막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길 위로 천천히 발을 옮겨 놓는다. 풀들이 몸에 부딪힌다. 조용하면 더 뚜렷해지는 소리일까. 스윽-, 신경을 곤두세운 소리들이 나를 올려다본다. 지금 나는 불청객처럼 흘러들어 숲의 고요를 깨뜨리고 있다. 찌르르-, 찌르레기가 울고, 매앰 맴-, 끼르끼르-, 매미, 귀뚜라미가 사방에서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둘러보아도 그들의 형체는 보이지 않는다.
사실상 귀 안에서 울려 퍼지고 있는 소리들은 마지막 문장과 같이 형체가 없는 것들이다. 하지만 이 글 속에서 소리는 부딪히는 풀, 고요를 깨뜨리는 찌르레기, 매미, 귀뚜라미로 형상화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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