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김광섭 대표작 고찰
- 최초 등록일
- 2003.06.17
- 최종 저작일
- 20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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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번영의 폐수
성북동 비둘기
◎ 시인 김광섭
◎「성북동 비둘기」와 「번영의 폐수」
본문내용
「성북동 비둘기」로 대표되는 그의 후기시들은 초기 김광섭 시의 특징인 추상성과 관념성을 벗어버리고 일상적이고 구체적인 현실의 세계로 접어든다. 하지만 그의 후기를 넘어 말기작이라고 할 수 있는 75년작 「번영의 폐수」는 「성북동 비둘기」와 비슷한 양상으로 보여진다.
「성북동 비둘기」는 비둘기를 의인화하여 문명의 발달에 따른 급격한 도시화와 이로 인해 나타난 인간의 삭막한 삶의 모습을 비판한 작품이다. 1960년대 말부터 시작된 산업화, 근대화는 인간의 삶을 황폐화시킨다. 산업의 발전으로 자연 파괴와 환경오염이 매우 심각해지고, 팽창된 도시 속에 소외된 인간들은 인간성 상실의 지경에까지 이른다. 오랜 투병 생활 끝에 시인이 빚어낸 이 시는 그런 시대에 지적 관념의 세계에서 벗어나 생활 현장에 바탕을 둔 현실주의적 시의식을 드러낸 작품이다. 그의 말을 빌면 이 시는 그가 투병 생활을 하고 있을 때에 채석장에서 돌 깨는 소리가 나면 놀라 날아오르는 새들을 보고 쓰게 되었다고 한다.
낯익은 앉을 자리를 잃어버린 비둘기가 곧 변두리로 쫓겨가는 철거민의 모습으로 이어지는가 하면, '돌 깨는 산울림'이 그들의 평화적인 생활 공간과 착한 본마음을 파괴하는 사회적 어둠의 은유로 되듯이, 김광섭의 후기시에서는 귀뚜라미나 거미, 굴뚝 연기, 지는 나뭇잎 등과 같은 가장 하찮은 벌레나 현상, 사물을 비롯한 일체의 세상만사 사이에 오가는 은밀한 영향이 섬세하게 포착된다. 그의 시적 공간에서는 모든 사상이 서로의 영역을 넘나듦으로써 명백한 죽음의 음악이 새 삶의 낌새와 연결되고 사람의 삶과 나뭇잎의 피고 짐이 서로 조응하면서 구체적 현실의 크고 작은 결들을 드러내 보여 준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