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평을 다녀와서
- 최초 등록일
- 2014.06.04
- 최종 저작일
- 20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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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중학교 시절 선생님 한 분이 계셨다. 그 분은 담임선생님이자 국어선생님이셨는데, 수업을 워낙 재미있게 하시고 우리들에게 참 인간적으로 대해주셔서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무척 좋은 선생님이셨다. 아마 내가 메밀꽃 필 무렵을 좋아하게 된 것은 그때 그 선생님 때문인 것 같다. 소설에서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 부분을 읽고 가르쳐 주실 때는 정말 열정적이셨는데 그분도 아마 메밀꽃 필 무렵을 좋아하셨을 것이다.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린다니, 당시에도 물론이고 지금도 참 아름다운 표현이란 생각이 들고 그 죽은 듯한 고요함을 느껴보려고 이 부분을 읽을 때는 숨을 죽이고 읽게 된다.
<중 략>
전시관 관람 중에 특이했던 건 메밀에 대해 따로 전시해 놓은 곳이었는데 봉평과 메밀과 이효석의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설명하려는 듯 했다. 문학관을 나오며 다른 관광객들이 사진촬영을 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봉평은 이효석이 있어 참 복 받은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도 간단히 단체사진을 찍고 문학관을 내려왔다.
아침 일찍 출발했던지라 다들 배가고파서 우리는 이곳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메밀국수를 먹으러 소설의 이름을 따서 만든 '메밀꽃 필 무렵' 이라는 식당으로 향했다. 작가 한명이 지역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비빔국수를 먹었는데 소설에 직접 등장하진 않지만 그 소설속의 허생원과 조선달도 이런 것을 먹었을 것이란 생각을 하니 새삼스레 더 맛있게 느껴졌다. 식사를 마치고 나와서 둘러보니 식당 길 건너편에는 마침 당나귀 우리와 '메밀꽃 필 무렵'에 등장하는 물레방앗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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