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멸<지슬-끝나지 않는 세월> 영화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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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근현대사를 배우면서 제주도 4ㆍ3사건에 대해 처음 알았다. 교과서에는 짤막하게 서너줄 언급되어 있을 뿐이었다. 중요하게 다루어지지도 않았고 시험에도 나오지 않았다. 역사의 흐름에서 축소되고 은폐되었던 것이다. 1947년 제주도에서 3ㆍ1절 기념식을 마치고 시가 행진을 하던 군중에게 경찰이 발포하여 사상자가 발생하였다. 주민들이 처벌을 요구하자 무력으로 탄압했다. 미군정은 반공태세를 강화한다는 명목아래 일반 주민들까지 처벌하였고 이것은 곧 제주도 4ㆍ3사건의 계기가 되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 한 구석이 아려왔다. 온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먹먹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데올로기, 이념이 무엇이길래 인간의 삶을 이토록 피폐하게 만드는 것인가.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게 낫지 않겠냐는 물음에 그래도 살아있는게 낫다고 돌아온 대답은 씁쓸한 미소를 짓게 했다. 인간성의 상실과 사랑이라는 가치가 맞물려 영화에 비애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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