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낙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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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산한 검은 구름이 모여드는 것이 금시라도 비 한 줄기 할 듯하면서도 짓궂은 햇발이 산골 마을을 달구고 있는 어느 마을로 이 소설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바람은 논밭간의 나무들을 뒤흔들고 매미 소리는 거칠어있는 평범한 농촌 마을에 춘호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춘호는 올봄 오원을 주고 산 오두막살이 집에서 감자를 씻고 있는 아내를 노려보고 있다. 그리고선 아내에게 노름 돈으로 이 원을 꿔오라고 윽박지르기 시작하는데 젊고 얼굴 반반한 아내는 들은 체도 하지 않고 계속 감자를 씻고 있다. 이 모습에 화가 치민 춘호는 지게 막대기를 들고 아내의 허리를 사정없이 때리기 시작하자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싸리문 밖으로 내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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