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소설] 고향, 부끄러움 : 이청준의 '눈길'
- 최초 등록일
- 2003.06.05
- 최종 저작일
- 20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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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이청준의 '눈길'에 대한 비평문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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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고향'은 살아오던 곳이다. 나만이 아니라, 나의 부모가, 나의 부모의 부모가 살아오던 곳이다. 농경민족에게 산다는 것은 정착하는 것이다. 그곳은 단순히 내가 태어나고 자라고 죽어야 할 곳일 뿐만 아니다. 나의 의무가 그곳에서 나오고, 내가 살아야 할 방식도 그곳이 결정한다. 그러나, '고향'은 지금 살고 있는 사람이 부르는 말이 아니다. 그곳을 떠난 사람, 그곳을 잃어버린 사람,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이 붙인 이름이다. '고향'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는 생활의 터전일 뿐이지만, 그곳을 떠난 사람에게는 그저 '돌아가고 싶은 곳'일 따름이다.
떠난 사람들은 왜 '고향'을 떠났을까? 연어가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돌아오듯이 떠난 사람이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은 본능일까? 떠난 사람들에게 '고향'이란 무엇인가? 떠나와서 돌아가야 할 곳이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돌아갈 수는 있는가?
이청준의 중단편소설집 {눈길}은 '고향'에 대한 소설들이다. 이 소설들의 주인공은 모두 고향으로 가거나([눈길], [새가 운들], [해변 아리랑], [여름의 추상]) 잠깐 들렀다가 다시 떠나거나([살아 있는 늪]), 아니면 고향 옆마을을 찾아간다([귀향연습]). 이들은 고향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진 것은 아니나, 고향을 찾아 가는 것을 기피한다. [눈길]에서 '나'는 오랜만에 여름 휴가차 아내와 함께 어머니(여기서 어머니는 고향과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를 찾아가지만, '노인'에게서 집을 개축하고 싶다는 소망을 듣고 나서는 갑작스럽게 떠날 결심을 한다. 아직 모르고 있지만, '나'가 '노인'에게 진 빚이 갑자기 튀어나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수성가한 '나'로서는 '노인'에게 받은 것이 없으므로 당연히 줄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새가 운들]에서 '제민'은 어머니를 찾아뵈려 할 때마다 선산을 되살만한 돈이 마련되지 않았음을 떠올리고 어머니를 찾지 않는다. 또한, [귀향연습]에서 '나' 역시 고향으로 가지 못하고 고향 옆 마을에 요양차 찾아든다.(특히, 이 소설에서 '나'는 고향 근처에만 가면 배앓이를 하는 이상한 습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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