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브게니 자먀찐의 '우리들' 작품감상 및 분석

목차

1. 숫자로 정의되는 기계화된 ‘우리들’
2. 암묵적인 동의가 난무하는 사회
3. 경계와 경계 사이의 ‘우리들’

본문내용

1. 숫자로 정의되는 기계화된 ‘우리들’
자먀찐의 ‘우리들’에 나오는 단일제국의 인간들은 이름이 없이, 오로지 문자하나와 숫자로 정의 된다. 주인공의 이름은 D-503이며, 단일제국의 수학자로 ‘다른 행성에 살고 있는 미지의 존재들을 이성이라고 하는 고마운 압제에 복종시키기 위한 우주선 <인쩨그랄>호’의 조선 담당 기사이다. 그리고 그 밖에 주요 인물들로는, D-503의 합법적인 섹스파트너인 O-90, D-503이 사랑하게 되는 I-330, D-503의 오랜 친구인 검둥이 입술의 시인 R-13 등등의 인물들이 있다. 이들은 모두 단일제국의 번호들로서, 단일제국이 제공해 주는 <시간 율법표>에 따라서 의무적으로 산책하고, 정확한 식사 시간의 조정을 받으며 생활한다. 심지어는 성적인 활동까지도 국가기관에 속한 <성규제국>의 실험실에서 모든 번호를 주도면밀하게 검진하고 혈액 내 성호르몬의 내용물을 정확하게 규정한 뒤, 그것에 준거하여 각자에게 맞는 섹스 <일정표>를 산출해 주는 데에 따라서만 누릴 수 있는 권리일 뿐이다. 즉, 단일제국의 세계는 모든 것이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에 기초하는 수학적 윤리체계로 이루어진 거대한 ‘유리 궁전’인 것이며, 단일제국내에 있는 모든 번호들은 독립된 존재가 아닌 ‘단일제국’이라는 조직적인 사회로 통합된 돌멩이와 같은 존재들일 뿐인 것이다. 다시 말하면, 단일제국은 구성원들의 개성과 자유를 이성과 합리에 의한 통합아래 극도로 제한함으로써 이루어지는 안정과 행복만을 제공하는 사회인 것이다. 따라서 단일제국의 모든 주민들은 모두 하나같이 가슴에 남성과 여성의 국민번호가 새겨진 황금빛 번호판을 단채, <유니파>라고 불리는 푸르스름한 제복을 입고, 언제나 <음악제작소>의 파이프를 통해 흘러나오는 「단일제국 행진곡」에 박자를 맞추어 네 명씩 일사불란하게 대오를 지어 열정적으로 박자를 맞추어 걸어 나가는 기계화된 존재들로서 형상화되고 있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