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매잡이

등록일 2003.01.23 한글 (hwp) | 28페이지 | 가격 1,000원

목차

없음

본문내용

지난 봄 갑자기 세상을 등지고 만 민태준 형은, 그가 이승에 있었다는 흔적으로 단 한가지 유물만을 남겨 놓고 갔었다. 아는 이는 다 알고 있는 일이지만 그것은 별로 값지지도 않은 몇권의 대학 노트로 되어 있는 비망록이었다. 우리는 그가 원래 시골집에 논섬지기나 땅을 가지고 있었고, 서신에도 별로 궁기를 띠지 않았기 때문에 설마 옷가지 정도는 정리할 게 좀 남아 있으리라 생각해" 하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민 형의 임종 순간이 노트 몇 권밖에 남길 수 없을 만큼 비참한 것은 물론 아니었다. 나이 서른넷이 되도록 결혼 살림도 내 보지 못한 민 형은 모든 것을 미리 알고 주변을 말끔히 정리한 다음 스스로 임종을 맞았으리라는, 어쩌면 그 임종은 민 형 자기에 의해서 훨씬 오래 전부터 계획되었는지 모른다는 추측이 유력했던 것이다. 하고 보면 그의 유품인 비망록은 그가 간 뒤에도 남겨두고 싶은 유일한 소지물이었음이 틀림없었을 거라고들 했다. 한데 그가 죽은 뒤로 친구들을 가장 놀라게 한 것은 바로 그 초라한 비망 노트였다. 이것도 웬만한 친구들 사이에는 잘 알려진 일이지만 민 형은 소설을 한 편도 쓰지 않은 소설가로 통하고 있었다. 소설을 쓰다가 그럴 만한 사정이 있어 작품 활동을 중단했다든가, 무슨 문예 잡지의 추천 같은 것을 받았다든가 하는 일도 없는데 이상하게 우리는 그를 소설가로 불러왔던 것이다. 그리고 그 자신도 우리가 그렇게 불러 주는 것을 전혀 불쾌해 하지 않고 오히려 당연한 것처럼 여겼었다.
      최근 구매한 회원 학교정보 보기
      1. 최근 2주간 다운받은 회원수와 학교정보이며
         구매한 본인의 구매정보도 함께 표시됩니다.
      2. 매시 정각마다 업데이트 됩니다. (02:00 ~ 21:00)
      3. 구매자의 학교정보가 없는 경우 기타로 표시됩니다.
      최근 본 자료더보기
      추천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