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영의 <서화> 연구

목차

Ⅰ.들어가며
Ⅱ.<서화>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가
Ⅲ.<서화>는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가
Ⅳ.<서화>의 가치는 어떠한가

본문내용

Ⅰ.들어가며

<서화>는 1933년에 발표된 이기영의 대표적인 소설중 하나이다. <서화>는 그 이전 카프 소설들이 지녔던 당면 계급적 과제의 해설 대신에, 한 시대를 객관적으로 반영하면서 그 후의 리얼리즘 논의들을 열어 가는 계기가 되었다.1) 여기서는 <서화>가 무엇을,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가를 살펴보고, 또한 작가와 시대상황 등을 참조하여 작품의 가치를 평가해보고자 한다.

Ⅱ.<서화>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가

먼저 <서화>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서사 단락을 나누어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정초에 쥐불 싸움이 시들하자 돌쇠는 응삼, 성선 등과 함께 노름을 한다.
②돌쇠는 응삼이의 소판 돈을 크게 따고, 조혼이라는 악습의 피해자인 응삼이의 처 이쁜이 와 남몰래 사랑을 한다.

<중 략>

그런데 정광조는 도박 문제에는 근본을 캐고 들려고 하지 않고 캐고들 능력도 없다. 그의 관심사는 오로지 봉건적인 결혼제도의 결함이다. 그리고 그 결함을 비판하는 준거들은 ‘문명한 나라’의 풍습이다. 이러한 정광조의 발언에서 우리는 1910년대에 실력 양성론과 구습 구사상을 주장하는 동경유학생 출신의 신 지식층의 면모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동회가 끝난 뒤 광조는 회심의 미소를 웃었다. 그는 신성한 가정의 풍기문란이 쥐구멍을 못 찾고 쑥 들어간 것이 통쾌하였다. 자유연애만세!”라고 하는 서술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여기서 정광조는 농촌 사회의 가난한 근본 원인에 대해서는 맹목인 채로 풍속 개량만을 내세웠던 1910년대 부르주아 계몽주의자의 한계를 역력히 드러낸다. 15) 이렇게 돌쇠의 역할이 약화되고 완전히 민중 쪽에 다가서는 지식인이 아닌 부르주아 계몽주의자로서의 정광조가 문제 해결을 맺음으로써 이제까지의 신경향파문학이 보여준 한계를 뛰어 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돌쇠라는 개성적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이전 카프 작가들의 농민소설이 보여준 도식성을 벗어나 현실의 진실한 반영에 다가감으로써 그 이전 소설들이 지녔던 당면 과제의 해설 대신에 한 시대를 객관적으로 반영하였다는 점에서 이 작품의 가치가 높이 평가된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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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 「이기영 소설연구」, 태학사, 1993.
백성우, 「현실 변혁의 소설 담론」-이기영, 소설연구, 국학자료원, 1997.
이상경, 「이기영 소설의 변모과정 연구」, 서울대학교 대학원 박사 학위 논문.
정호웅 편, 「이기영」, 새미,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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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홍 편, 「현대소설선집」, 영남대학교,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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