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문학관>을 다녀와서 박태원과 이상, 구인회를 중심으로

목차

1. 박태원
2. 이 상
3. 참고) 박태원이 김기림에게 쓴 편지

본문내용

국어국문학과에 들어온 지 3년이 다 지나도록, 나는 여지껏 이렇게 가까운 곳에 우리나라 역대 유명한 문인들의 생애와 흔적을 정리해놓은 ‘문학관’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수업의 일환으로 ‘한국현대문학관’에 처음 들어섰을 때 속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근현대문학사에 족적을 남긴,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작가 분들에 대한 다양한 자료들 - 사진들과, 생전에 남긴 원고와 같은 흔적들과, 그 시대에 처음 출간된 작품집 등 평소 존경하던 분들의 삶의 자취들이 한 곳에, 알아보기 쉽게 정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계몽주의, 카프 계급주의 문학부터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문학까지

<중 략>

이상은 그의 작품에서 기성 문법에 반역하는 충격적 문체와, 띄어쓰기를 무시하는 실험적 기법으로 많은 논의를 불러일으켰다. 그의 작품들 중, 특히 「오감도」는 세간에서 ‘정신이상자의 잠꼬대’라는 식의 비난이 담긴 투서가 신문사로 매일 날아들 정도였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결국 그는 「오감도」의 연재를 중단하면서 미발표대로 남아있는 「오감도 작자의 말」을 이렇게 쓴다.
“왜 미쳤다고들 그러는지 대체 우리는 남보다 수십 년씩 떨어져도 마음 놓고 지낼 작정이냐. 모르는 것은 내 재주도 모자랐겠지만 게을러빠지게 놀고만 지내던 일도 좀 뉘우쳐 보아야 아니하느냐.

<중 략>

박태원과 이상의 관계는 구인회에서 각별한 친분으로 알려져 있다. 박태원은 이상을 모델로 한 「애욕」, 「제비」, 「염천」 등을 발표하고, 이상은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 하웅이란 필명으로 그림을 그려주기도 한다. 그들은 항상 붙어다니면서 유머와 독설로 세상을 풍자하였다. 박태원은 어느 누구보다도 이상의 사생활에 대하여 가장 자세히 알고 있었으며, 또한 그의 삶을 잘 이해하여 주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상은 자주 도피 행각을 벌였다고 하는데, 서울로 귀환할 때마다 제일 먼저 찾은 것은 바로 천변가로 나있던 박태원의 방 창문이었다고 한다.

참고 자료

『구보가 아즉 박태원일 때』, 박태원 (펴낸이 박현숙), 깊은샘, 2004
『이상문학전집2:소설』, 이상(김주현 주해), 소명출판, 2005
『박태원』, 김상태, 건국대학교출판부, 1996
『이상』 , 이상훈, 건국대학교출판부, 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