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정희성 '저문 강에 삽을 씻고'

등록일 2002.11.21 한글 (hwp) | 3페이지 | 가격 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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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강'은 도회를 흐르고 있으며, 시간적 배경은 저물녘이다. 맑게 흐르는 강이 아니라 썩어서 흐르는 강이다. 하지만 그 강물이 썩은 이유는 스스로 썩어간 것이 아니라 썩을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은연중에 산업화,도시화로 인한 문명의 부정성을 암시하고 있다. 1970년대는 경제 발전을 위한 급격한 산업화가 진행되는 시기였다. 나날이 발달해 가는 문명 속에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소외된 삶이 늘어가게 된다. 젊어서 부터 한창이 지난 중년이 되기까지 아무런 발전없이 반복되어 오는 생활 속에 세상은 썩어가고 있었으며, 이렇듯 소외된 소시민의 삶도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그저 강물이 흐르듯이 흘러간다. 도시의 소외된 중년 노동자의 고단한 삶을 통해 인생의 궁극적 가치를 말하고 있는 이 시의 화자의 하루도 이렇게 흘러간다. 하루의 노동을 끝낸 저녁 무렵,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삶의 슬픔 또한 삽을 씻듯이 씻어 본다. 하지만 쉽게 씻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한 개인에게 찾아온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오랫동안 누적되어 온 것으로, 쉽게 해결 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애감은 강물처럼 무겁게 드리운다. 보잘것없는 노동의 대가인 줄 알면서도, 또한 천대받는 일인 줄 알면서도 부양 가족들의 생존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날품을 팔 수밖에 없는 자신의 기막힌 삶을 돌아다 보면서 그는 실의에 빠진다. 이렇듯 적극적인 현실 극복의 의지가 없는 그는 자신을 '삽 자루에 맡긴 한 생애'라고 자학하며, 작업이 끝나면 그저 강가에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돌아가는 일이 전부이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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