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제국 사라지고 마르탱 게르 귀향하다` 서평

소개글

영화와 역사의 행복한 결혼
(‘로마제국 사라지고 마르탱 게르 귀향하다’서평)
영화 속에서 살펴본 역사에 대해 고찰하고 서평한 것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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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예전에 「영원한 제국」이라는 역사소설책을 본 적이 있었다. 그 책은 정조 독살설에 관한 내용이었다. 사실 정조가 독살되었는지 자연사했는지 병고로 죽었는지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책에서는 마치 정조가 반대파들에 의해 독살되었다는 결론 아래 그 결정적인 하루를 세밀하고 숨 가쁘게 그리고 있었다. 심지어 책을 읽는 내내, 그리고 책을 읽고 나서도 나는 그것이 진짜인 것 마냥 알고 있었다. 그 당시에는 정조에 관해 잘 알지 못한 때라 나에겐 정조 독살설이 사실로 인지된 것이다. 이런 소설을 ‘팩션(faction=fact(사실)+fiction(소설))이라 한다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을 것이다. 정말 역사적 지식이 없는 사람이 읽었더라면, 평생 그 지식을 모를 때까지는 그것을 진실로 알고 있을 만한 흡입력과 치밀함이 가히 놀라웠다.
소설을 보면서 역사 지식까지 늘리며 역사 공부를 하는 일석이조의 이득을 누리고 싶은 것이 많은 사람들의 열망일 것이다. 나 역시도 역사소설, 사극 영화, 드라마 등을 보면서 약간은 고리타분하고 지루한 역사를 배울 수 있다면 찬성이다. 그러나 많고 많은 미디어 매체들은 상황이 그렇게 흘러가도록 놔두지 않는다. 대부분의 역사물들이 역사적 고증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위의 책처럼 작가나 제작자의 상상력을 가미하고 역사물에 극적인 요소를 넣어 역사적 진실과 빗나가게 만든다. 그래서 사람들이 역사적 지식을 많이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사실과 대조해보면 엉터리로 알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물론 매체의 특성에 맞게 극적인 요소도 넣고 흥밋거리도 집어넣어 사람들이 많이 볼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이해한다. 그러나 오히려 그것들을 봄으로써 역사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선입견과 오해를 먼저 심어주어 버리는 결과를 낳는다면, 이것은 역사를 알리고 역사를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역사를 해하는 것이 되는 것이다. 영화의 완성도와 흥행의 승패 여부는 영화의 역사적 고증이 어느 정도 잘 되었는지에 달려 있다는 말이 있기도 하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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