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검은 꽃` 독후감
- 최초 등록일
- 2010.11.30
- 최종 저작일
- 20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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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김영하 <검은 꽃> 독후감^^
목차
없음
본문내용
김영하의 <검은 꽃>에 주인공은 없다.
어떠한 글에서 이야기의 주인이 되는 사람을 우리는 주인공이라 일컫는다. 이야기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주인공에게 초점이 맞춰져있다. 주인공의 이야기를 풀어놓은 것이 곧 이야기이다. 그렇기에 대개 책들엔 주인공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은 꽃>에는 그 누구도 주인공이 아니다. 주인공은 없다.
살아보고자 고국을 떠나서 머나 먼 길을 떠난 1033명의 조선인들. 그 중에는 고아도 있었고, 몰락한 양반도, 군인도, 파계한 신부도, 박수무당도, 통역가도, 내시도, 도둑도 있었다. 각기 다른 삶을 살다 모인 그들은 이곳보단 나은 삶이 존재할 것이라는 같은 믿음 가지고 고국을 떠났다. 삶에 찌든 그들을 꾀어내는 것은 쉬웠을 것이다. 배불리 밥을 먹을 수 있고, 편히 돈을 벌 수 있다. 그리고 다시 고국으로 돌아오면 넘쳐나는 돈을 쓰며 편히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지금보다 나은 삶이 필요했다. 그래서 떠났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그들은 그 누구도 행복해지지 못했다. 그리고 모두들 살아보고자 살아갔다. 그렇기에 이것은 고국을 떠나, 그리고 동시에 버림 받아서, 다른 세상에 떨어져서 처절하게 살아가야 했던 이들의 이야기일 뿐이다. 같은 믿음을 가지고 모인 수많은 인물들은 같은 장소에서 각기 또 다른 삶을 살아간다. 그 중에 그 누구도 이 글의 주인공이 되지는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주인공도 아닌 그들은 참 힘들게 살았다. 아니, 살아보고자 살았다. 하지만 고국으로 돌아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그들은 돌아갈 곳을 잃자, 자신들이 이곳에 있었다는 흔적으로 남기려고 했다. 자신들이 이곳에 있었다는, 이곳에서 치열하게 살아남으려고 노력했다는, 그래서 자신들을 잊지말아달라는 흔적을 남기려고 했다.
그들의 마음속의 고국은 이미 죽은 나라였다. 그렇지만 그들은 일본인도, 중국인도, 마야인도, 멕시칸도 아니었다. 아마 그들은 그래도 여전히 자신들의 고국에 대한 갈망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새로운 자신들만의 나라를 세웠다. 일본인도, 중국인도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신대한’이라는 나라를 세워 이곳에 우리가 존재했음을 드러내고자 했다. 하지만 그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묻혔다. ‘남의 일’에 불과한 혁명에 휩쓸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자신의 나라도 아닌 나라에서 그 나라의 혁명에 동참할 때, 그들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참고 자료
김영하 <검은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