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과 벌, 이중의 탈영토화
- 최초 등록일
- 2010.06.06
- 최종 저작일
- 20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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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우선 말벌과 난초의 관계를 생물학적으로 살펴보면 난초 꽃이 말벌의 암컷과 외형적으로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다. 말벌 암컷은 보통 가지 끝에 앉아 수컷이 찾아주기를 기다린다. 난초 꽃잎은 암컷 말벌이 위를 쳐다보는 모습과 흡사하다. 이러한 모습뿐만 아니라 난초 꽃잎은 벌의 반짝이는 머리와 몸에 난 털까지 비슷하다. 또한 꽃잎에서는 암컷 말벌의 페로몬과 유사한 물질도 분비된다. 수컷 말벌은 자연스럽게 난초에 접근하여 짝짓기를 시도한다. 짝짓기를 시도하는 동안 수컷 말벌의 몸에는 난초 꽃가루가 묻게 된다. 말벌은 꽃가루가 묻은 상태로 다시 다른 꽃잎을 찾아가게 되고, 결국 난초는 수컷 말벌을 통해 꽃가루받이를 성공하게 된다.
생물학적으로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난초의 꽃잎이 말벌을 ‘흉내냈다’고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질 들뢰즈의 관점, 즉 탈영토화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난과 벌의 관계를 단순히 ‘흉내냈다’고 표현하는 것은 인간의 편협한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인간이 한정된 언어로 기술할 때 난초의 꽃잎이 말벌을 ‘흉내냈다’고 표현하는 것은 모양의 관점에서만 바라보고 설명한 것이다.
난과 벌의 관계는 상호성이 있다. 말벌의 생식체계가 난의 생식체계와 결합한다. 이것은 주체와 대상이 만나는 것이 아니라 코드들이 탈영토화 되는 과정이다. 난초의 말벌되기와 말벌의 난초되기는 탈영토화와 재영토화의 반복이다. 난초가 암컷 벌의 모습을 단순히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비평행적인 진화(타자가 되어가는 주체화의 과정 - 탈영토화)를 통해서 난초가 말벌이 되어간다. 또한 난초가 창조한 이미지로 말벌은 재영토화 된다. 즉, 난은 말벌의 이미지를 만들고 말벌을 본뜨면서 탈영토화를 한다. 그리고 말벌은 그 이미지 위에서 재영토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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