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벚꽃동산 관람 후기

소개글

체홉의 벚꽃동산 관람 후기.
동국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졸업공연 관람평입니다.
해당 공연에 대한 감상과 작품에 대한 감상이 반반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 동국대학교 연극영화학과 2007년 졸업공연.
연극영화과 졸업공연을 관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한두 해 전에 친구가 보고선 우리학교 졸업공연이 썩 괜찮더라고 침을 뿌려가며 ‘강추’하던 기억이 난다. 얼마나 재밌나 한번 보자고 벼르기만 했었는데 이 기회에 두 편 다 보려다가 결국 <방문>은 놓치고, 그나마 <벚꽃 동산>도 시간에 쫓겨 리포트 제출 기한이 임박해서야 부랴부랴 보러 가야 했다. 공연장에는 연극을 보러 온 사람들이 생각보다 꽤 많았다. 졸업공연답게 가족들이 찾아와 한쪽에서 줄을 지어 서있었고, 스태프들은 긴장된 모습으로 부산하게 움직였다. 거의 공연이 막바지에 이르는 날이었는데도 전반적으로는 좀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미리 예상을 못하고 가기는 했지만 돌이켜보니 졸업공연에서는 대체로 셰익스피어 등의 고전을 공연했던 기억이 난다. 현대희곡보다는 아무래도 해석의 폭이 넓고 다양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만큼 어려울 뿐더러, 충분히 소화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극과 관객들 사이에 놓여있는 오랜 시간의 간극만 더 벌려놓을 공산이 크다. 지리적으로나 시간적으로 현실과는 동떨어진 시대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어느 먼나라



이러한 인물들의 태도는 때로는 상당히 새로운 방식으로 웃음 아닌 웃음을 유발한다. 이들이 사는 세계는 부조리가 만연해있고 그것은 각 상황과 인물들이 가진 내?외면적 부조화로써 표현된다. 이 극에는 하녀임에도 귀족 아가씨 같은 옷차림을 하고 연신 쓰러지겠다고 엄살을 부리는 두나샤라던가, 지주이면서도 항상 여기저기 돈을 변통하러 다니는 삐시치끄, 일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핏대를 세워 역설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만년 대학생의 신분에 머무는 뜨로피모프 등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런 의미에서 체홉이 <벚꽃동산>을 ‘코미디’라고 명명한 것은 지나치거나 무리한 말이 아니다. 상황은 비극적이지만 인물들의 행동은 하찮고 어리석기 짝이 없다.
이번 연극이 조금만 더 현실에 밀착해서 생명력 있는 인물과 상황을 연출했더라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고전이라는 것은 시간으로 검증된 깊이를 담아내고 있지만 그 무게에 눌려서 작품을 생동감 있게 해석해내지 못한다면 오히려 창작극을 다루느니만 못한 것 같다. 극을 쓰는 것도, 인물을 연기하는 것도 결국에는 자신이 경험한 세계에 대한 반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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