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문학사의 라이벌(한겨레 출판)의 요약 및 감상

소개글

고전문학사의 라이벌(한겨레 출판)을 읽고 요약 및 감상을 적은 레포트 입니다.^^
(국어교육과 학생이 쓴 자료 입니다.)

목차

목차

월명사 vs 최치원

김부식 vs 일연

이인로 vs 이규보

정도전 vs 권근

서거정 vs 김시습

김만중vs조성기

박지원vs정약용

이옥vs김려

신재효 vs 안민영

본문내용

유쾌한 노마디즘과 치열한 앙가주망 사이

朴趾源vs丁若鏞


燕巖협에 은거하면서 배후조종자로 낙인찍힌 燕巖과 최선봉에서 타락한 문장과의 전쟁을 외치는 茶山. 한 사람이 부도 권세도 없는 50대 문장가라면, 또 한 사람은 생의 하이라이트를 맞이한 젊은 관료였다. 18세기 지성사의 빛나는 두 별, 燕巖 朴趾源과 茶山 丁若鏞은 이렇듯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맞섰다. 문체반정은 문체와 국가 장치의 첨예한 접점이자 세계에 대한 시각의 근원적 차이가 노정된 사건이다. 따라서 이 사건의 양 극점에 두 사람이 있었다는 건 그들 사이에 도저히 화해할 수 없는 차이가 있다는 걸 뜻하는 셈이다. 燕巖이 25년 정도 선배 격이긴 하나 둘은 모두 18세기 후반 지성사를 장식한 위대한 거장이다. 그들의 시대는 영조와 정조라는 탁월한 군주의 치세였을 뿐 아니라, 도처에서 크고 작은 별들이 명멸한 르네상스이기도 했다. 서학이 유입되는 것을 신호탄으로 서구문명이 동양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한 시대이기도 했다. 말하자면, 자기 시대와 정면으로 마주하고자 하는 지성인이라면 바야흐로 체제의 저편 혹은 외부를 사유해야 할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하지만 燕巖과 茶山, 그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중세의 외부를 사유라고 실천했으며, 또 전혀 상이한 방식으로 근대와 접속했다.

燕巖은 이후 과거를 통한 立身揚名이라는 홈 패인 공간에서 탈주한다. 이후 생계가 어려워 만년에 잠시 지방관을 맡은 것 말고는 평생 동안 권력의 외부지대에서 자유롭게 노닐었다. 기대 밖으로 그의 생애는 범상하다. 일생을 정처 없이 떠돈 풍류남아였는데도 그 흔한 기생과의 스캔들 하나 없다. 상처한 뒤엔 후처도 들이지 않고 여생을 독신으로 지냈다. 그렇게 심심하게 살았는데, 대체 그의 텍스트는 어찌하여 그토록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는가.



또 하나, 그의 텍스트는 하나의 의미망에 가두어지지 않는다. 그 공간을 이리저리 옮겨다니면서 단어와 문장들에 새로운 의미를 덧붙여 자유분방하게 쏘아 보내고 있다. 그런 점에서 그는 끊임없이 문체적 실험을 시도한 일종의 전위인 셈이다. 燕巖에게 진정 중요한 것은 소품이나 소설 따위 같은 새로운 형식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문장에 생의 약동하는 기운을 불어넣을 것인가였다. 글이란 읽는 이들로 하여금 신체적 변화를 촉발할 수 있는 공명통 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에 비해 茶山은 의미의 명징성을 추구한다. 그는 仁, 義, 禮, 智 넉 자도 모두 원초의 뜻이 있으니, 먼저 그 원초의 뜻을 알고 나서야 여러 경전에서 한 말의 본지를 파악할 수 있다 고 말한다.

燕巖이 茶山처럼 살 수 없듯, 茶山 또한 燕巖의 길을 갈 수 없었으리라. 그런 점에서 그들은 분명 평행선의 운명이었다. 평행선은 결코 만나지 않는다. 하지만 평행선은 결코 헤어지지도 않는다. 차이가 만들어내는 이 팽팽한 흐름이 있었기에 18세기 朝鮮의 사상사는 놀라운 빛을 발할 수 있었으리라.

참고 자료

고전문학사의 라이벌, 한겨레 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