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구 관촌수필 분석 - 행운유수를 중심으로
- 최초 등록일
- 2010.01.22
- 최종 저작일
- 2009.12
- 3페이지/ 한컴오피스
- 가격 1,000원
소개글
이문구의 대표작인 관촌수필을 간단히 분석하였습니다. 그 중에서 옹점이가 주인공인 행운유수를 중심 내용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목차
1. 줄거리
2. 인물 중심의 이야기 구조 - 전(傳)양식의 차용
3. 구술적 문체, 판소리 사설체의 특징
4. 회고적 수필의 형식
본문내용
1. 줄거리
『관촌수필』은 8편의 단편을 묶은 연작소설이다. 오랜 타향 생활 끝에 고향에 들러 옛 터전을 둘러보며 떠오르는 감상을 위주로 서술한 이 작품에는 근대화 과정에서 변화하는 농촌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제목이 ‘수필’로 되어 있듯이 이 작품은 회고담 형식을 취하면서 주목하는 인물에 초점을 맞추어 에피소드들을 나열하고 있다. 제3편 「행운유수」는 집안의 허드렛일을 돕는 ‘옹점이’가 주인공이다. 유년 시절을 고독하게 보내던 ‘나’에게 옹점이는 잊지 못할 친구였다. 그녀는 그릇을 잘 깨는 덜렁쇠였고 참새 못잖은 수다쟁이였지만, 착하고 소견이 넓었으며 남달리 인정이 많았다. 그래서 잘 살아갈 줄 알았던 그녀가 6.25의 와중에 남편을 잃고 시가 식구들에게마저 냉대를 당하다가 시댁을 나와 약장사 패거리를 따라다닌다는 소문이 들린다. 행운유수와 같이 떠도는 기구한 인생이었던 것이다. 장터에서 그녀의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나’는 그녀에 대한 연민으로 마음 아파한다.
2. 인물 중심의 이야기 구조 - 전(傳)양식의 차용
「행운유수」뿐 아니라 『관촌수필』의 대부분이 인물중심의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작가의식을 반영하는 데 매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인물 중심의 구조는 우리 고전 양식 중 하나인 전(專)에서 그 본질적 요소를 찾아 볼 수 있다. 인물중심의 이야기 형식을 띠고 있다는 점, 몇 개의 삽화를 나열함으로써 인물의 인간상과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 인물에 대한 평가가 드러난다는 점에서 그 유사성을 찾을 수 있다. 옹점이의 주요 행적을 말할 때에는 구체적인 상황이나 인물에 대해 고유어와 토속적인 표현들을 위주로 말하듯이 서술하다가 평가에 이르러서는 어휘도 주체성이니 주체 의식 같은 관념적인 어휘를 동원하고 말투도 다소 격식을 갖춘 듯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문체상의 특징은 전(傳)에서 행적과 인물평을 달리하여 서술한 것과 꽤 닮았다.
그런 중에도 옹점이는 조금 달랐다. 그네들의 살아온 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 보면 불쌍하기 그지없다던 거였다. 굶다 못해 이불솜을 빼다 팔아 겨울에도 홑이불을 덮는다든가, 변변한 옷가지는 죄 팔아먹어 주제꼴이 그처럼 비렁뱅이 꼴이라는 거였다.
근래에 들어와 크게 유행을 본 말 가운데서 내가 가장 깨닫기 수월찮던 말이 주체 의식이니 주체성 운운하던 단어들이었다. 어떡하는 것이 주체 의식이 있는 일이고 무엇이 주체성을 지키는 것인지 얼른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었다.(……)그 무렵 옹점이의 태도를 주체 의식, 또는 주체성이 있는 것으로 보아 무방하다면, 나는 그녀만 한 정신 자세를 가진 인간을, 내가 이 사회에 나와 벌어먹게 된 뒤로는 몇 사람 외에 구경하지 못했다고 단언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참고 자료
권성우, ‘1991년에 읽은 관촌수필’, 관촌수필(문학과 지성사, 1977)
유은재, ‘이문구 소설의 한과 문체의 교감 연구’,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