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문(1972), 『국어 의문사 연구』, 탑출판사, 7. 어두자음군 요약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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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문(1972), 『국어 의문사 연구』, 탑출판사, 7. 어두자음군 요약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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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용례(합자해)에는 “初聲二字三字合用並書 如諺語爲地 爲隻 爲隙之類” 라는 문장이 있다. 이는 합용병서의 3계열 중 한 가지 씩 예를 보인 것이다. 실제로 중세 국어 문헌에는 ‘ㅅ’계(ㅺ, ㅼ, ㅽ), ‘ㅂ’계(ㅳ, ㅄ, ㅶ, ㅷ), ‘ㅄ’계(ㅴ,ㅵ) 3계열이 사용되었다. 이들 병서는 오늘날 현대어에서 모두 된소리로 나타나는데(물론 예외도 존재한다.) 이렇게 다양하게 표기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국어 음운사에 있어 가장 큰 의문으로 제기되어 왔다.
합용병서는 형태가 기이하다는 것 외에 두 가지 이유로 주목을 끌어 왔다. 첫째로, 현대 철자법에서 된소리 표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관련되었다. 각자병서 채택을 주장한 쪽에서는 역사적 정당성을 내세우기 위해 합용병서는 문자 그대로의 자음군이었음을 밝히려고 하였다. 둘째로, 만약 이들이 어두자음군을 나타낸 것이라면 이는 알타이 제어의 특성에는 어긋난다는 점이었다.
우선, 필자에 따르면 합용병서는 문자 그대로의 자음군을 나타낸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고 할 수 있다. 훈민정음 창제 당초의 표기법은 문자와 음소의 충실한 대응을 보여주고 있다. 다른 경우에는 이 대응을 인정하면서 어두자음군의 경우에만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올바른 처리가 아니다. 특이한 예로 용비어천가(7.23)의 여진어 지명 표기에 ‘닌시(紊出闊失)’가 있는데 이 표기에 나타난 ‘ᅒ’은 합용병서의 기본 성격을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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