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창작 수필 - 지구
- 최초 등록일
- 2009.11.09
- 최종 저작일
- 20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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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자작 창작 수필 - 지구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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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지금부터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사실일 수도 있고, 새빨간 거짓부렁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물론 농담은 아니다. 나는 과거에 태양계의 9번째 행성으로 정의되었던 명왕성에서 왔다. 지구인들의 연구에 의하면 명왕성에는 어떠한 생명체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들 하는데 천만의 말씀. 그건 지구인들이 뭘 몰라도 한참 모르고 하는 소리다. 아직까지 그 어느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은 얘기인데 나는 지구에 몰래 잠입해서 지구인인 척 살고 있는 명왕성인이다. 그런데 대체 왜 지구에 잠입해서 살고 있냐고? 안타깝게도 내가 지구에 온 이유, 그것에 대해서만은 함부로 누설할 수 없다. 누설하는 순간 징계가 내려오기 때문에 일급비밀 정도로 해두겠다. 그러니 모른 척 해주길. 쉿!
내가 지구인을 제법 완벽하게 코스프레하고 있어서일까. 다행스럽게 아직까지는 그 어느 누구도 내 존재에 대해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 그래도 방심은 금물. 가장 가까이 지내고 있는 지구인들이 요즘들어 “당신, 명왕성에서 왔지?”라고 예리한 눈을 하고 의심스럽게 묻는 일이 부쩍 늘어났다. 설마 내 존재를 알아차린 것은 아닌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나 나름대로 태연자약한 척 긍정을 해보기도 하고 부정을 해보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의심의 불씨는 더욱 커져만 가는 듯하다. 아직까지는 의심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안심이지만 이렇게 가다가는 정체가 발각되는 건 시간문제일 터. 최대한 지금보다 더 지구인다운 행동으로 의심의 여지를 제거하고 완벽위장을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겠다. 정체 발각을 염려하고 있으면서 지금 스스로 내 존재를 이야기 보따리 풀어내듯 털어놓고 있는 것은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 아니냐고 염려스럽게 생각하는 지구인이 혹시 계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구인들은 그 어느 성인(星人)들보다도 냉철하고 이성적인 종족. 그들의 편협한 사고방식 내에서는 나의 이러한 수줍은 고백들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지구인들은 나를 변함없이 지구인으로 대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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