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의 종생기를 읽고
- 최초 등록일
- 2009.09.20
- 최종 저작일
- 20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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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종생기라는 이상의 단편을 읽고 쓴 감상문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속았다!
‘나는 속고 또 속고 또 또 속고 또 또 또 속았다.’
나는 작품 속의 이상이 정희에 속았듯 나도 역시 그에게 속았음을 그제야 깨달았다. 흐름이 유연하지 않은 문장들과 작품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난해한 문구들은 그간 이상의 소설 들을 접하는데, 가장 큰 장애가 되곤 했다. 그랬음에도 이번에 또 다시 나는 이상의 작품을 읽어버리고만 것이다. 이 암울한 식민지 지식인의「종생기」를 말이다.
그의 소설들은 으레 그렇듯 그 자신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이 작품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래서 이 작품의 면면에서 나는 그의 자의식을 파편을 발견할 수 있었다. 소설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법할 만큼 그의 자의식은 여러 문장들에 진득하게 녹아 붙어있었다. 유서를 계속 고쳐 쓰는 작품 속 이상의 모습은 우리가 알고 있는 폐병으로 요절을 한 이상의 모습과 겹쳐보였다.
1930년대에 너무 일찍 태어나 얼마 남지 않은 생 가운데 이상은 생의 절망감과 고독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조국의 발전이 더딘 것을 안타까워하는 모더니스트였다. 그리고 자신의 천재성을 입증하고 싶어 하는 조금은 오만한 생각을 가진 ‘박제되어 버린 천재’이기도 했다. 「종생기」는 그의 사후에 발표된 작품이라고 한다. 이 작품의 창작시기를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나로서는 그가 짧은 삶 가운데 거의 죽음을 가까이 둔 시기에 쓴 이 작품이 유서 그 자체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아닌 척 여유를 부리려고 해도 죽음을 앞둔 인간의 몸짓은 처연한 법이다. 유쾌한 웃음도 죽음을 곁에 둔 자라면 그 조차 슬픔을 더하게 느껴질 뿐이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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