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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의 시간! 이는 피와 눈물로 얼룩진 우리 민족 근대사의 종말이요 왜곡된 현대사가 잉태된 시간이었다. 감히 기억하기조차도 부끄러운 시간이나 나는 조정래씨의 [아리랑]을 읽어
가면서 그 어려운 역경 속에서도 살아 있는 민족의 혼을 느낄 수 있었으며, 역동적으로 살
아 숨쉬는 이 민족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근대사를 매우 싫어한다. 당시 집권층이던 유림들의 한심한 역사적 대응
이 싫었으며, 자기 몸 하나 잘 살아보자고 이 민족을 팔아 버리는 지식층이 싫었기 때문이
다. 어쩌면 늘 당하고만 사는 이 민족의 역사가 싫었는지도 모른다. 이런 나에게 [아리랑]이
란 전혀 매력적인 책이 될 수 없었다. 부끄럽게도 난 시사성이 강한 소설은 잘 읽지를 않는
다. [아리랑] 역시 숙제로 내게 다가온 다음에야 읽을 정도였으니까. 그러나 처음 [아리랑] 1
권을 읽기 시작했을 때부터 난 정말 거짓말처럼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책을 읽는 동
안 내내 그 속의 인물들과 함께 울고, 웃고, 분노하고... 정말 그 반응은 읽는 나조차도 놀랄
지경이었다. 그리고 그 마지막인 12권의 표지를 덮은 지금 난 왠지 모를 허무함과 아쉬움을
진하게 느끼고 있다.
[아리랑]은 하와이 이민으로부터 시작된다. 사실 이 소설에서 우리 민족은 처음부터 끝까지
속고만 산다. 이 사실처럼 날 분노하게 만든 것도 없었던 것 같다. 왜 우리는 매번 이용당하
기만 하는지. 이는 오늘날을 사는 우리 역시 마찬가지가 아닌가 한다.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
득실에 맞추어 매번 이용당하는 우리의 모습은 당시 속아서 하와이로 일하러 가는 방영근
일행과 별반 다를 게 없는 것 같다. 일본인은 천천히 그리고 완벽하게 조선을 삼켜 갔다. 당
시의 집권층은 외세의 간략 앞에서 백성을 보호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를 방조하거나 음적으
로 도와준다. 정말 한심한 작태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1910년 드디어 조선은 역사의 무대
에서 사라지고 만다. 이때에도 대다수의 지식인들은 숨을 죽이고만 있는다. 오히려 이에 격
렬히 저항하고 나선 것은 못 배운 농민들이었다. 또다시 되풀이되는 역사의 악순환, 역시 이
땅의 주인은 일반 백성이지 집권층이 아니었다. 그러나 왜 백성은 항상 당하고만 살아야 하
는지, 언제쯤이면 이들이 진정 주인이 될지 정말 안타까운 실정이다. 사실 [아리랑] 전반에
걸쳐서 나오는 주인공들은 거의가 다 농민이요, 천민 출신들이다. 도대체 지식인은 어떤 종
족일까? 난 지금도 이런 의심을 갖고는 한다. 어째서 입으로 떠들기는 하면서 직접 행동으
로 보여주지는 못하는지 모르겠다. 안할 말로 못할 일이면 차라리 말이나 안하면 그만 아닌
가? 그러나 이 민족의 격렬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결국 조선은 일본의 속국으로 넘어가고 일
본군의 집요한 공격에 견디다 못한 대부분의 독립지사들은 하나 둘 만주로 소련으로 떠난
다.
참고 자료
없음이 자료와 함께 구매한 자료
-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 3페이지
- 제 3의 물결을 읽고 7페이지
- 과학자와 기독교를 읽고 2페이지
- [과학 혁명의 구조]를 읽고 6페이지
- 국화와 칼을 읽고 6페이지